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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神不死

행간(行間)을 읽으라는 말이 있습니다. 깨달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진여(眞如) 본래면목이란 생각 이전의 자리입니다. 생각을 따라가지 말고, 생각 이전 자리, 생각과 생각 사이에 관심을 기울여 보세요. 몸을 이완하고 마음도 내려놓고, 고요히 그 자리를 관조(觀照)해 보세요. 그때 나타나는 자리가 부모미생전본래면목(父母未生前本來面目) 자리입니다. 그 자리가 여실(如實)하게 드러나게 될 때, 어떤 이는 환희심(歡喜心)이 일어나고, 어떤 이는 '십 년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가는 듯하다'라고 하고, 어떤 이는 궁금하던 이치가 밝히 알아졌다고 합니다. 그것을 가리켜 혜안(慧眼)이 열렸다, 깨달았다, 견성(見性)했다고 합니다.

귀여운 아기를 자랑삼아 안고, 업고 다니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이제는 유모차 안에도 개가 들어 있다. 애완견이 슬그머니 반려견으로 바뀌었다. 개가 그들이 상전이 된 지도 오래다. 사람보다 더 고급 음식을 드시고, 한 달에 한 번은 미용실도 다니신단다. 마당 귀퉁이에 살게 하고, 비 맞히며 음식 찌꺼기나 먹여 기르던 시절이 엊그제인데 말이다. 개를 가족이라 불러도 개는 개다. 꼰대 소리를 듣겠지만, 개가 사람보다 상좌에 앉아서야 쓰겠는가? 그만큼 외롭고 마음 붙일 데가 없다는 이야기인가? 아니면 평등심의 발로인가? 아직도 개새끼는 욕인데, 개 엄마, 아빠가 자랑스러운가? 미안치만 나로선 도통 이해가 안 되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외로움이 문제는 문제지만, 내 안에 있는 각기 다른 여러 명의 나와 대..

현재의 자기가 불만이라면, 마음만 먹으면 바꿀 수 있다. 바꾸지 않는 것은 만족한다는 뜻이다. 외모(外貌)라면 더욱 문제가 없다. 돈만 쓴다면 누구라도 크레오파트라처럼 될 수 있다. 물론 부분에 그치겠지만, 그것이 흉이 되지도 않는 세상이다. 문제는 내면(內面)의 개선이다. 부정적인 의식(意識)의 소유자라면 만사가 꼬이기만 할 것이고, 염세적(厭世的)인 경향의 사람이라면 낮에도 어두움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내면은 돈과 권력을 갖는다고 바뀌지 않는다. 스스로를 바로 보고 솔직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입력(入力)해야 한다. 자기를 바로 보기 위해서는 심리적 상담이나 신앙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우선 자기를 바로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한 것은..

웰 다잉(Well-dying)이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인 '죽음'을 스스로 준비하는 것을 말한다. 세상에 죽고 싶은 사람은 없지만 '누구나 죽는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자기 죽음은 자기가 잘 안다. 나이가 들고 기운이 떨어져 자리보전할 수밖에 없다면 죽음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일단 기력(氣力)을 잃게되면 요행수로 비껴갈 도리는 없다. 의식(意識)이 사라지기 전에 꼭 해둬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입원은 무의미하니 집에서 임종(臨終)을 맞는 것이 좋다. 물론 사망 후 응급실로 이송되겠지만, 그것은 사망진단서를 얻기 위해서이다. 둘째, 연명치료(延命治療)는 하지 않겠다고 미리 확실하게 해둬야 한다. 돈도 돈이지만, 없는 기운(氣運)에 고통에 고통을 더할 필요는 없다. 셋째, 혹시 남은 재산이 있다..

사람들은 거의 합리적이지 않으며, 미신(迷信)을 좋아한다. 사람들은 거의 무심(無心)하게 사는데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 무책임한 일이다. 여기 미래를 나의 의지대로 설계하며 사는 법이 있다. 대부분, 거의 95%의 사람들이 운명에 자신을 맡기고 살지만 말이다. 매일 마음속의 미래를 훔쳐보고 머릿속에 내가 원하는 것을 릴 수 있어야 한다. 마음속을 커닝하려면 Relax가 우선이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생각을 주류로 삼고 사는지 매일 살피라. 그것을 Dynamic Meditation이라 한다. 이미 있는 마음속 그림이 자기 마음에 든다면 살던 대로 그냥 살라. 하지만 아니라면 귀찮아도 매일 머릿속에 원하는 미래를 그려낳으라. 그것을 Programming이라 한다. 자기 의지로 미래를 못 바꾸고 산다면..

누구라 할지라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다. 비록 사소하다 할지라도(머리칼 잡아뽑기, 손톱 물어뜯기, 피부 손상 등) 자기에게 상처를 주는 자해(自害) 행위는 욕구불만 표출 혹은 마음(잠재의식)속 깊은 곳의 자기를 벌주는 마음이 발동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보통 부정적인 사고패턴을 가진, 멘탈(mental)은 약한 반면에 지능은 높은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나는데, 욕구불만이 심해지면 칼로 긋기, 불로 지지기, 목 조르기를 넘어서서 자살로까지도 이어지는 수가 있다. 대개 고집이 쎄서 타인의 충고(상담)나 물리적 처치, 약물 치료는 임시변통일 뿐, 거의 먹히지 않는다. 운 좋게도 주변에 인격적으로 신뢰하는 사람이 있다면 도움(사랑의 충고)을 청할 수 있다. 당사자가 마음을 열 수만 있다..

어리석은 사람은 다른 사람과 같아지려고 그들 인생의 대부분을 소비한다. 사람들의 눈높이에 나를 맞추려 하지 말라. 그것은 불행의 시작이다. 내가 나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무시할 것인가? 타인(세상)에게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라. 그들은 얻을 것을 얻고 나면 떠나는 철새와 같다. 밖에서 구하려 하지 말라. 내가 바라는 모든 것은 나 안에 있다. 자기관조(自己觀照)를 게을리 말고, 절도에 맞춰 몸을 움직여라. 건강은 모든 축복을 더한 것보다 더 큰 축복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가진 것에 대해선 감사하지 않고, 갖지 못한 것을 얻지 못할까 늘 걱정한다. 부(富)는 적당히 구하라. 富는 마치 바닷물과 같다.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은 더 커진다.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만족하라. 어리석은 사..

깨달음과 깨닫지 못했음은 둘이 아니다. 둘 다 착각일 수 있다. 뻔한 물건을 가지고, 한쪽은 있다 하고, 한쪽은 없다고 한다. 있지 않다면 없음을 어디서 찾겠으며, 없는 가운데 어찌 있음을 찾겠는가? 하지만 '내가 깨달았구나', '아직 답답하구나'를 알고 있는 놈이 있다. 그놈을 알아차렸다면, 깨닫고 못 깨닫고는 더 이상 중요치 않다. 진짜가 나타나면 가짜는 빛을 잃는다.

말이 빠져 이가 헛나오는 이유는 말보다 생각이 먼저 가기 때문이다. A를 말할 땐 생각을 A에 집중해야 한다. 적이란 말이 반복해 나올 때는 마음 안에 적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칠판에 글을 쓸 때는 먼저 쓰여 있는 것을 지우라. 반복해서 실언할 때는 말을 그치고 글을 쓰라. 글은 몰래 고쳐 쓸 수 있어도 이미 뱉은 말을 바꾸려면 그것처럼 뻘쭘한 것은 없다. 그렇다고 어물쩍 물타기 하는 것은 금물, 죽은 자식을 다시 죽이는 것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