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山은 山이고 물은 물 본문
깨달을 만큼 깨달았다고 자부하는 제자가 있었습니다.
스승에게 하직 인사를 하자, 스승이 말했습니다.
"떠나기로 마음먹었다면 떠나도록 해라. 하지만 오래지 않아 다시 오게 될 것이다. 너의 깨달음만으론 해결하기 어려운 병(病)을 얻게 될 것이니..."
제자는 자신만만하며 떠났지만, 몇 년을 견디지 못하고 병을 얻어 다시 스승을 찾아왔고 그 밑에서 갈고 닦아 마침내 큰 스승이 되었다는 중국 선가(禪家)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돌아온 제자에게 스승은 무상(無常)과 무아(無我), 일체개고(一切皆苦)를 가르쳤을까요?
그런 건 이미 숙지(熟知)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던가요?
그러면 무엇이었을까요?
생각을 내려놓는 것이 깨달음이지만, 그것 역시 생각일 뿐입니다. 진짜 깨달음은 생각의 경계를 뛰어넘어야 합니다.
탐진치(貪嗔癡)만 病이라 하는 것은 좁은 소견입니다. 이 몸이 부실하고 에너지가 딸리면 깨달음도 빛을 잃습니다.
결국 山은 山이고 물은 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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