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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손가락

분해야 한다

thedaywemet 2019. 9. 30. 14:05


설교를 몇천 시간 듣는다고 할지라도, 묵주신공(默珠神功)을 몇만 시간 바친다고 할지라도, 佛像에 삼천 배가 아니라 삼만 배를 한다고 할지라도, 그리고 동서양의 경전(經典)을 모두 읽어 외운다고 할지라도, 자성(自性)의 중심자리를 발견하지 못하는 한, 평화는 없다.


또한 운(運)이 좋아 그 절대자리, 본연(本然)의 자리를 잠시 깨우쳤다 할지라도, 그 자리가 지속적이지 않는 한 자유와 안정은 없다.

그 자리와 함께하지 않는 한 탐심과 성냄, 그리고 어리석음에 찌들어 평생을 질질 끌리며 살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하고 가장 중요한 일은 우선 자성(自性), 즉 자기 본래면목(本來面目)을 발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다" 할 만한 뾰족한 방법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기도하라느니, '아미타불 관세음보살'을 외우라느니, 숲에 들어가 꼼짝 말고 숨만 보고 앉아 있으라느니, 하는 실현 불가능한 정보가 난무하는 것이다.

혹자는 '도(道)에 이르는 것은 어렵지 않다(至道無難)'라거나, '세수하다 코 만지기보다 쉽다'라고 말하지만, 오히려 헷갈림만 줄 뿐이다.

그래도 깨달음의 길을 정리해야 한다면 역시 믿음과 의심, 그리고 분한 마음 세 가지가 가장 확실하다 할 것이다.

일단 나도 깨달을 수 있다는 "믿음"이 필요할 것이고, 이어서 하루에 여러 차례 그 自性 자리라는 것이 "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의심해야 한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을 말하라면 나는 분한 마음을 우선으로 꼽고 싶다. 깨달음의 기록들을 읽으며 그리고 깨달았다고 거만을 떨고 있는 그 사람들을 보면서 속에서부터 분한 마음이 솟지 않는다면 깨달음의 길은 정말로 멀고도 멀다.

그리 말하는 이유는 분한 마음이 에너지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세상은 에너지(氣)이며, 세상을 일으키고 꺼지게 하는 일체의 일들을 하는 것이 바로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꼭 깨닫고야 말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없는 한 깨달을 수 없다.

당신이 진정으로 깨닫고자 한다면 지금 깨닫고자 하는 마음이 속에서 불타고 있는가를 매일 한 번쯤은 점검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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