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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손가락

명상은 필요악

thedaywemet 2019. 9. 23. 08:00


먼저 자기를 알아차리세요. 그것이 모두입니다.

명상(冥想)은 자기를 알아채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어떤 유(類)의 명상법이든, 마침내는 자기를 향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오랜 세월 명상을 하고도 깨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지 명상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명상은 강을 건너기 위해 배를 탄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내가 배를 탄 이유를 잊지 말아야 하며, 아무리 배가 멋지고 그 안이 재미있고 안락해도, 늘 내릴 준비는 하고 있어야 합니다.

또한 배 안에서는 잠들지 말아야 합니다. 깨어있지 않다면 평생토록 강만 왔다 갔다 할 것이니 말입니다.

위빠사나를 가르치는 어떤 서양의 구루(guru)는 명상을 마치 컵 속의 흙탕물을 바닥으로 침전시키는 것이라 설명합니다.

불순물이 바닥에 가라앉아 맑은 물이 되고 난 후 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선 움직여서도 안 되고 컵을 흔들어서도 안 됩니다.

그것이 명상의 맹점(盲點)입니다. 사실인지는 몰라도, 제자들에 대해 죽도록 숲속에 고요히 앉아있으라고 싯다르타가 가르쳤다지요?

하지만 우리는 일도 해야 하고, 외출도 해야 합니다. 종일 명상만 하고 앉아 있을 수는 없습니다.

어떤 명상을 하든, 그것이 무르익으면 여래(如來)라고도 부르는 자기 본원(本源)이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그럴 땐 명상이란 배에서 내려야 합니다. 명상하는 사람이 몇십 년을 명상하고도 늘 긴가민가한 이유는 배에서 내리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 도착한 이곳이 어딘지 모르고, 내리는 것이 두렵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가 배를 탔던 그곳이 바로 내려야 할 곳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래도 배를 타시겠습니까? 흙탕물은 착각이고, 그것을 가라앉힐 필요조차 없다면 어찌하시겠습니까?

알아채세요. 지금 이것이 모두입니다.

그래도 이해가 안 되면 스승을 구하세요. 널려있는 것이 스승입니다.
 
하지만 자꾸 자기 배에만 태우려는 스승은 조심해야 합니다. 그는 스승이 아니라 무허가 운송업자일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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