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그 일이 있고 난 뒤.. 본문

달과 손가락

그 일이 있고 난 뒤..

thedaywemet 2019. 10. 7. 08:00


깨달음이란, 입력됐고 조작된 나에게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나에게서 벗어나, '원래의 나'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경험한 누군가는, 텅 비어 있고 고요한 그것이 낯설어, '무아(無我)'라고 이름했습니다.

그 자리는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남자도 여자도 아니고, 크지도 작지도, 善하지도 惡하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보지 않는 듯 보고, 듣지 않는 듯 들으며, 모르는 듯 알고 있지만, 참견을 싫어하여 침묵을 주특기로 삼는 듯합니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알려 줄 때도 있습니다. 그때는 머릿속을 조용히 해야 합니다. 소리 없는 소리, 화판 없는 그림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사람들은 '여래를 만났다', '성령을 입었다'라고 하지만 아직 우리는 그것이 무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일이 있고 난 뒤부터는 몸에 좋은 변화들이 시작되고 마음이 편해집니다. 골치 아팠던 일들이 더는 골치 아픈 일이 아니게 됩니다.

늘 기쁨이 피어나고, 세상과 사람들의 아픔도 이해가 되고, 그들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생겨납니다.

긴장과 집착, 경쟁 속에 전전긍긍하며 살아온 그 부질없었던 지난 세월이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728x90
반응형

'달과 손가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도식 옷을 벗어 버리자  (1) 2019.10.08
사자처럼 살아라  (0) 2019.10.08
분해야 한다  (0) 2019.09.30
명상은 필요악  (0) 2019.09.23
사띠(sati)에 대하여  (1) 2019.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