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선생과 스승 본문
아무리 호칭 인플레이션 세상이라고 하지만, 머리 밀고 먹물들인 옷만 입었다고 '스님'이라 불러서는 안 되며, 아무에게나 '사모님'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
스님은 '스승님'의 준말이며, 사모님은 스승님의 '아내'여야 하기 때문이다.
요새의 경향은 말을 가리지 않고 쓰는 것 같다. ‘다른 것’을 '틀리다'라고도 하고, '신앙(信仰)'을 '종교(宗敎)'라고 한다. 우러러 믿는 것을 신앙이라고 하고 최고의 가르침만을 종교라고 불러야 맞는데 말이다.
도교(道敎) 경전(經典)과 불교(佛敎) 경전을 놓고 불살라 타지 않는 것이 진실하다 하여 불을 질렀더니 도교 경전은 모두 탔는데 불교 경전에는 사리라는 것이 출연하여 타지 않게 했다는 이야기를 스님이 불교 방송에 나와서 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분명한 스님임이 틀림없다. 그런 식으로 거짓말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우리에게 잘 가르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이 나를 두고 스승님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럴 때 나는 "선생 정도에 만족한다"고 말해주곤 한다. 적절하지도 않은 데다가 쑥스럽기 때문이다.
선생(先生)이란 말은 '먼저 태어났다'는 뜻이며, '어느 부분에 경험이 많거나 잘 아는 사람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하지만 가끔은 나이 어린 사람에게 기분 좋으라고 쓰기도 한다.
하지만 스승이란 말은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
엄밀히 말해 선생은 '학교에서 문자나 학문을 주로 가르치는 사람'이며 스승은 '인간의 도리(道里)나 도(道)의 이치(理致)를 가르쳐 깨달음을 주는 분'이기 때문이다.
팔정도(八正道) 가운데 정견(正見), 정사(正思)에 이어 세 번째 나오는 말이 정어(正語)이다. 물론 '정어(正語)'란 일반적 잡담보다는 진리와 연관된 말을 주로 하라는 뜻이지만, 적재적소(適材適所) 어울리는 말을 혼란되지 않게 하는 것도 정어(正語)라고 하여도 틀리지는 않는다.
'깨어있다'는 것은 '정어(正語)를 챙겨 쓰는 것'과도 통한다.
깨어있는 사람이라면 사람들에게 언어 쓰임새를 환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하는 것은 깨달음에 가까이 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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