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남이 해준 음식만 먹는 사람이 있다 본문
자기가 만든 음식(飮食)은 남에게 대접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부득이 줘야 할 때는 음식을 외부에서 시켜준다. 심지어는 배달 포장을 뜯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자기가 만든 것이라 속이기도 한다. 주로 남의 음식을 얻어먹는 사람일수록 음식이 짜다, 싱겁다, 타박도 심한 법이다.
나는 이제 혼자 사는 것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 먹는 것, 입는 것, 청소도 모두 혼자서 해결한다. 내 냉장고는 맨날 거의 Full이다. 나는 늘 누구에게든 맛난 음식을 해줄 준비를 한다. 그것처럼 즐거운 일도 없다.
나는 글을 쓴다. 그것이 타인을 위해 베푸는 나의 음식이다. 나는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늘 ‘어떤 재료를 넣어줄까’로 고민하고 몇 번을 고쳐 쓴다.
하지만 사실 그것들은 남을 위한 글이 아니며, 나 자신을 향한 독백(獨白)인 경우가 많다. 사실상 그 글로 인한 혜택은 내가 가장 많이 보기 때문이다.
우리 카페(화도)에는 글 안 올리는 회원이 많다. 게다가 타인의 글에 대해 반응도 거의 없으니 재미가 떨어진다. 그래서 나는 다른 카페를 자주 찾는 이유는 거기에 있다. 거기에 가면 안티 민정암 그룹도 있어서 나는 심심할 겨를이 없다. 조금만 그들의 생각과 다르면 여지없이 악플 수준의 댓글이 달리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들 몇몇이 연합이 된듯하다. 보아하니 그들끼리도 의견의 일치는 보지 못하는 듯한데... 적의 적은 동지여서 그러한가? 아무튼 그렇다.
거기서 나는 아주 많은 재미를 느낀다. 선플이든 악플이든 모두가 나에 대한 관심이 아니던가? 언제든 만나서 왁자지껄 막걸리 한 잔만 마시면 모두가 동지가 될 사람들이니 말이다.
내가 만든 음식을 남에게 먹여보자. 있는 재료로 정성을 다해 만들어 먹여보자. 세상에 그것보다 더한 사랑도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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