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는 절대적인가요?

Q: 종교(宗敎)는 필요한가요?
A: 네, 필요합니다.

Q: 宗敎란 이름으로 살인 교사(전쟁)를 하고, 여자 약탈하고, 없는 사람들 재산 착복하고... 그래도 종교가 필요한가요?
A: 宗敎가 무엇인지에 대해 아직도 이해 못 하셨군요. 그런 짓을 하는 자들은 신앙인(信仰人)이지 종교인(宗敎人)이 아닙니다. 신앙인이 스스로를 종교라 부르는 것은 양아치가 자기를 건달(乾達)이라 불러 달라는 것과 같습니다.

Q: 종교(宗敎)는 무엇입니까?
A: 글자 그대로 최고(宗)의 가르침(敎)입니다. 종교는 믿는 것이 아니고, 으뜸 가르침을 받는 것입니다.

Q: 종교는 절대적인가요?
A: 네, 절대적입니다.

Q: 종교(宗敎)와 신앙(信仰)은 어떻게 다릅니까?
A: 종교(宗敎)는 믿으라고 하지 않습니다. 진리(眞理)는 나눌 수 없습니다. 진리는 믿든, 믿지 않든 그대로 진리이므로 믿을 필요가 없습니다. 신앙(信仰)은 믿어(信) 우러르는(仰) 것입니다. 그러므로 개나 소라도 우러러 믿으면 신앙이 됩니다.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바위, 고목, 거북껍질, 나무나 돌, 그리고 쇠로 만든 상(像)들, 그리고 이미 죽어 사라진 망자(亡者),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신(神)이나 상상(像想) 속의 것들과 이미지를 믿고 우러러 왔습니다. 그것들이 바로 우상(偶像)이며, 그런 말도 안 되는 행위들을 종교(宗敎)라고 불러왔습니다.

Q: 가르침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A: 먼저 자기를 깨우쳐야 합니다. 가르침은 외부로부터 오지 않습니다. 오직 자기로부터만 가르침을 받습니다. 그래서 예수는 ‘깨어있으라’, ‘회개하라’ 했으며, 붓다는 ‘자기의 불을 밝히라(自燈明)’고 당부했습니다.

Q: 식견(識見)이 짧아 혼자 깨우치기 어려운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A: 가급적 인연 닿는 대로 많이 만나고 많이 속으십시오. 발품도 팔고, 돈이 있으면 써야 합니다. 그것은 필요악(必要惡)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그리하다 보면 당신의 이성(理性)이 점점 더 밝아질 것이고, 마침내는 “나 밖에는 내 몸과 마음을 맡길 곳이 없구나!”를 깨닫게 됩니다. 그것을 깨달음, 돈오(頓悟)라고 합니다.

Q: 몇 년쯤 그 짓을 해야 합니까? 그리고 그것이 전부입니까?
A: 종교(宗敎)를 하려면 숨이 붙어있는 한 계속해야 합니다. 그리고 눈과 귀는 늘 열어두어야 합니다. 깨달음은 도적처럼 옵니다. 깨우치고 나서도 그것에 대해 계속 의심해야 합니다. 확철대오(廓徹大悟)는 허구(虛構)입니다. 한 가지 더... 계속 도반(道伴)들과의 관계를 끊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을 광(光)내기, 즉 탁마(琢磨)라고 합니다. 그 빛에 눈 귀가 멀고, ‘나’마저 사라져 버릴 때, 그때에야 공부는 끝납니다.

Q: 당신은 공부가 끝났습니까?
A: 아니요, 나는 아직도 눈과 귀가 멀쩡하고, 자아(自我) 역시 이렇게 선명(鮮明)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