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무엇을 보셨습니까? 본문
견성(見性)을 하셨다는 분들에게 물었습니다.
“무엇을 보셨습니까(見)?”
누구는 꽃비가 내리는 것을 보았고, 누구는 광활(廣闊)한 우주(宇宙)를 보았으며, 또 어떤 이는 기차에 앉아있는 자기 뒤통수를 보았다고도 했다.
진정 그런 것이 자기였단 말인가?
자기의 성품(性品)이 그런 식으로 생겼단 말인가?
과거에 어떤 이는 “똥 막대기”라 했고, 어떤 이는 “뜰 앞에 잣나무”라 했으며, 또 어떤 이는 “東山水上行 ”이라고도 했다는데, 과연 그것이 깨달음의 모양을 가리킨 걸까?
그것을 불립문자(不立文字)라 했으며, 언어도단(言語道斷)이라 했는데, 이 무슨 망발이란 말인가?
유능한 의사는 병을 물어보지 않고, 그 사람의 몸짓, 목소리, 그리고 안색을 살피고는 바로 처방전을 내놓는다.
병명(病名)은 그저 이름일 뿐이다. 그것엔 아무런 의미도 없다.
내가 아는 간화선(看話禪) 수행자는 큰스님에게 인가(認可)를 받으러 가서 문답(問答)하느라 온종일을 보냈다고 했다.
“척 보면 압니다”라는 코미디언처럼 말 몇 마디 들어보면 알아챌 수 있어야 깨달음이 아닐까?
거기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내가 아직 덜 익어서 헛소리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 아닐까?
배고프면 배고프다 하고, 졸리면 바로 잠드는 것이 깨달은 사람의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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