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인도식 옷을 벗어 버리자 본문

달과 손가락

인도식 옷을 벗어 버리자

thedaywemet 2019. 10. 8. 21:10


싯다르타가 과연 제자들을 바로 가르쳤는지에 대해 나는 의심이 많이 갑니다.

그의 제자(上座部佛敎)들에게 정말 깨달음을 주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그들이 브라만교(힌두교)의 사상적 바탕인 윤회(輪廻)와 유식학(唯識學)을 다시 받아들이고, 그들의 수행체계를 따라 하게 되었을까요?

지금의 힌두들은 불교(佛敎)를 힌두교의 일부라고 주장합니다. "도도히 흐르는 갠지스강에서 튀어나온 한 방울의 물"이라고 폄하합니다. 왜냐하면 석가모니가 나온 곳이 그곳이고, 가르침 역시 힌두교와 거의 대동소이(大同小異)하기 때문입니다.

선불교(禪佛敎)는 이름만 佛敎일 뿐, 싯다르타의 원류라는 '소승불교(小乘佛敎)'와는 전혀 다릅니다. 그것은 혜능(慧能)을 비롯한 중국의 중들에 의해 만들어진 전혀 새로운 종교(宗敎)입니다.

역사의 흐름은 도관(道觀)에서 사찰(寺刹)로 간판을 갈아붙이게 했고, 태상노군(太上老君)이 앉았던 자리에 석가모니를 앉혔을 뿐입니다.

경전(經典)들 역시 이미 정립된 도가사상(道家思想)과 그 용어(用語)들을 빌려 쓸 수밖에 없었으니 당연히 노장(老莊)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用語가 바뀌면 思想도 바뀌는 법입니다.

언제 석가모니를 끌어내리고 그 자리에 다시 노자(老子)를 앉히게 될 날이 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禪佛敎는 道家思想에다가 인도식 옷을 입혀 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이제는 과감하게 거추장스러운 인도 옷을 벗어젖힐 때도 되지 않았을까요?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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