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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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손가락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thedaywemet 2019. 9. 11. 08:00


말도 안 되는 말 가운데 백미(白眉)는 아마도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란 말일 겁니다.

나를 찾는답시고 로마도 가고, 세도나도 가고, 인도 히말라야를 여행합니다. 요즘엔 미얀마와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것이 유행이라지요?

퇴근길에 집 앞 가로등 밑에서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어머니에게 물었습니다.

"무엇을 찾으세요?"
"방에서 잃어버린 구슬을 찾는단다."
"그런데 왜 여기서 찾으세요?"
"방은 어둡지만 여기 가로등 밑은 밝지 않느냐?"

혹은 "나"란 놈이 발이 달려서 도망 다닙니까?

깨달음... 별것일까요? 바로 이것, 찾고 있는 이놈이 찾아야 할 그놈이 아닙니까?

그냥 구경 다니세요. 나를 찾겠다고는 여행하지 마세요. 죽을 때까지 다녀도 찾지 못할 것입니다.

그 "나"는 지금 여기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는 "이놈"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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