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아름답다는 것 본문
사람들이 아름답다 하는 것이 실제로는 추함일 수 있으며,
착하다 하는 것이 실은 교활한 속임수일 수 있다.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아름답다는 것이 기준이 있는 것일까? 우리가 흔히 하는 말 중에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이 있다. 남들 눈에는 그저 그런 모습으로 보이는데 자기 눈에는 천하의 미남이요, 미녀로 보일 때 쓰는 말이다.
바람에 깃발이 나부끼는 걸 보고 한쪽은 바람이 움직인다 하였고, 다른 한쪽은 깃발이 움직인다 했다. 이때 한 현자(賢者)는, "바람도 움직이지 않고 깃발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대들 마음이 움직인다"고 설파했다. 선종(禪宗)을 부흥시킨 육조(六祖) 혜능(慧能)의 이야기다.
미적 공감대는 문화권마다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같은 문화권 내에서도 미의 기준은 계속해서 변화한다. 고려시대의 미녀의 기준은 조선시대의 미녀의 기준과는 상당히 다르다. 그리고 조선시대의 미녀의 기준과 지금의 미녀의 기준은 또한 다르다. 최근에 와서 서양 남자들이 동양여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것은 새로운 트렌드이다. 아프리카 어떤 부족은 목이 긴 것이 아름다움의 조건이 된다. 그래서 그 부족의 여인들은 쇠 링을 목에 많이 걸어서 목을 길게 하려고 경쟁한다. 멕시칸들은 풍부한 살집의 여성을 섹시하다 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들은 다이어트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
장자에 보면, '천하 사람들은 모두 서시를 최고의 미녀로 생각하지만, 물고기는 그녀를 보면 피한다'라는 말이 나온다. 이것은 미의 상대성을 극단적으로 확장한 경우라고 할 수 있지만, 강조한 것은 결국 아름다음과 추함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하고 악하다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선악에 대한 가치 기준은 지역과 시대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다르다. 미추와 마찬가지로 상대적인 것이다. 그러나 미추에 비교해볼 때 상대성보다는 절대성이 강한 편이다.
살인은 대체로 어느 시대나 어느 지역에서나 악한 일에 해당한다. 생명을 존중하는 것은 인류가 유지되는 데 필요한 필수적인 조건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명 하나의 절대적인 기준에 가까운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살인이 그 집단의 구성원이 아닌 사람에게 적용되면 문제는 다르다. 다른 집단과 전쟁을 할 때는 사람을 많이 죽이는 것이 더 큰 미덕이 되기도 한다.
그뿐인가? 강대국들이 자국 이익 우선정책으로 약소국들은 걱정이 많아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아울러 인류 전체를 위하여 선한 일이라고 생각되는 일들도 인류가 아닌 다른 생명체의 관점에서 볼 때는 사악한 일이 아닐까?
미인대회에서 미(美)보다는 선(善)이 우위에 두고, 최고 위를 진(眞)이라 하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이 갖추어야 할 것 가운데 최선은 진(眞)이다. 두고두고 보아도 아름답고 변함이 없는 진(眞)이야말로 우리가 추구할 제일의 덕목이다.
우리가 보통 '나'라고 하는 것은 '나라는 생각'이다. 생각은 시시각각 변한다. 이제부터는 변하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언제나 나를 챙겨주는 진면목(眞面目), 본래면목(本來面目)에 관심을 기울일 때이다. 틀림없이 영원한 행복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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