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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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光同塵

그 일은 저절로 일어났다

thedaywemet 2018. 7. 23. 16:56

그 일은 저절로 일어났다.


갑자기 눈앞이 환해지더니, 끝도 없는 空間이 멀리멀리 펼쳐졌고 오직 큰 눈만 생생히 남아 있었다.


예전에도 가끔 비슷한 일이 있었지만 생각해보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되는 정도였다.


한참을 그러고 나선 마음이 힘을 잃은 듯 세상사 모든 것들의 意味가 희미해졌다.


기억력도 감퇴했는지 금방 생각했던 것들이 이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그러나....이해력은 한 단계 높아진 듯 했다. 전에는 갈피를 못 잡던 善知識의 말들에 고개가 끄덕여지고, 보고 들리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모두 "그것"으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동굴 속에 등불이 켜진 것 같았다.


氣의 運行도 한 단계 승급된 듯했다. 소주천을 이루고 난 후 仙道의 중심에 들었다고 생각은 했으나 무언가 시원치 않고 미흡했었던 게 사실이었다. 그때를 신작로길이라 한다면 지금은 고속도로가 된 셈이다. 性命双修가 들어앉은 것이다.


그간 겪었던 세상사 모든 일이 마치 꿈을 꾼 것 같았고, 미래에 대한 不安感은 모두 녹아 없어진 듯 했다.


기분은 마치 장땡을 잡은 도박사 같았다. 기쁨을 밖으로는 드러내지 못하지만, 안으로는 더 이상 행복할 수 없었다. 

 

세상 모두가 내 눈 아래 있는듯했다.


이번 生은 小周天이 목표였다. 貴人의 도움으로 그것을 이루고는 내내 養神에 힘을 쏟았었지만 늘 부족하고 막연한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지속해서 깨달음의 因緣이 다가왔지만 거의 무시하고 지냈었다. 


Silva method를 배워간 比丘가 그것을 응용해 공부하여 認可를 받고는 그 방법이 깨우침의 핵심이라고 말해 주었어도...


上氣病으로 通氣(太極拳)를 배워 간 비구니가 "드디어 깨달음을 얻었다"는 말과 함께 정성 들여 지은 옷과 보약을 선물로 가져 왔어도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 생각했었다. 


그리고 나머지의 세월을 흘러가는 대로 엎치락뒤치락 남들이 사는 대로 끄달리며 살았다. 


겉으로 티는 안 냈지만 自存感에 상처를 입고 분한 마음에 속이 끓어 어찌할 바를 모른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다 "하늘이 나를 버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허탈감 속에 빠지기 시작했다.  

  

그 일은 自殺 직전 상황에서 갑자기 일어났다.  


"이미 버리기로한 목숨, 가는 길에 정리나 하자"고 마음먹는 순간 갑자기 "東山水上行" 다섯 자가 떠 올랐다. 몇 년 전 받아 지녔던 것이었다.


며칠을 그것과 씨름해 보았지만, 점점 더 迷宮 속으로 빠져들기만 했다. 


"이것이 아닌가? 다음 生으로 넘겨야 하나?" 하는 순간 속삭이듯 "趙州의 無로 바꿔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거의 탈진상태에서 "무~~"하고 길게 숨을 몇 번 토해내자 마술처럼 눈앞에 간판만한 '無' 字가 나타났다.

 

조금 지나자 그것이 사라지고는 虛空으로 변했고 한참을 멍멍한 상태로 쳐다보는 눈만 남았다. 


그렇게 며칠이 보낸 후부터 이해 못할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궁금했던 것들이 없어지고 뜰 앞 잣나무, 삼서근, 동산수상행 등의 나머지 話頭들이 거의 풀려 모두가 그 자리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그 일은 그렇게 우연치 않게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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