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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은 물과 같다 (上善若水) 본문

老子 이야기

상선은 물과 같다 (上善若水)

알아챔 2019. 11. 22. 08:00

 

上善若水!

 

여기서 주어는 '물'이 아니고 '상선'입니다. 이 老子의 글은 上善을 설명하기 위함입니다. 물은 상선의 서술어입니다. 善은 善일 뿐 上下가 없습니다. 상선은 善과 惡을 넘어선 본래의 자리(道)를 가리킵니다. 

 

사람이 에덴동산에 있었을 때, 선과 악을 몰랐습니다. 神과 같은 시각으로 고통과 죽음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홀연히 하느님과 같이 되고 싶은 貪心과 어리석음(癡心)이 생겨났습니다. 본래 하느님과 같았는데 말입니다(?).

 

성경은 뱀을 등장 시켜 原罪를 설명합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먹으면 눈이 밝아져 하느님과 같이 된다(창세기 3:5)'고 인간을 유혹합니다. 

 

뱀 같은 미물이 어찌 사람에게 그런 정보를 알려줄 수 있겠습니까? 뱀은 단지 뱀일 뿐입니다. 원흉을 뱀으로 만들었지만, 뱀에겐 아무런 죄도 없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죄를 타인에게 전가하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습니다.

 

죄는 누구에게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엔가 따로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마음이 그것을 일으켰을 때 따라서 일어날 뿐입니다. (罪無自性從心起)

 

上善은 깨달음의 자리(道)입니다. 그것은 선악의 이전 절대 자리입니다. 노자는 그것을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사물 중에 그것과 가장 비슷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물의 성질을 보고 "이거다" 한 것입니다.

 

그것은 만물을 이롭게 할 뿐 다투지 않습니다(水善利萬物而不爭). 그것은 어디에나 있습니다(處衆人之所惡). 그것은 道에 가깝습니다(故畿於道).

 

그 이후의 나머지 말들 모두는 물에 빗대어 그 깨달음의 자리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깨달음의 자리를 설명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마치 물을 쓰듯 그것을 쓰며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道를 통하면 무언가 기적 같은 일이 나타날 것이라 기대합니다. 

 

하지만 道를 통한다고 크게 변하는 것은 없습니다. 단지 끄달리며 살던 마음이 편안해지고, 건강이 호전될 뿐입니다. 

 

"그것"은 물처럼 우리와 함께 있습니다. 물이 없으면 살 수 없듯,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살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것으로 숨 쉬고, 그것으로 먹고 즐깁니다.

 

"그것"은 우리와 너무나 가까이 있어 못 찾습니다. 하지만 마음만 다잡으면 당장 찾아낼 수 있는 것이 그것입니다.

 

손을 뻗을 필요도 없이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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