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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손가락

선생을 구할 때는

thedaywemet 2020. 9. 1. 08:00

‘곰’보다는 ‘여우’라는 말이 있으며, ‘열심히’ 보다는 ‘잘’ 해야 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기술자’라는 사람이 일하는 것을 보면 그리 힘을 쓰는 것 같지 않은데, 짧은 시간에 일을 매끄럽게 해내는 것을 봅니다.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책상에 얼마나 오래 앉아 있는냐 보다는 문제 풀이의 핵심 요령을 얼마나 터득하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수레가 움직이지 않으면 수레를 때려야 하나? 끄는 소를 때려야 하나?” 회양(懷讓) 선사(禪師)가 마조(馬祖)에게 한 말로 빗대어 말한 공부의 핵심입니다.
 
깨달음 공부든, 소주천(小周天) 공부든, 장사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이나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기초요령 터득이 우선입니다. 기초요령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수련회에 백번을 참석하고 선방(禪房) 백철을 난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핸들 방향이 왼쪽으로 고정되어 있으면 백 번, 천 번 가속 페달을 밟는다고 해도 차는 좌회전하게 되어 있습니다.
 
영리한 사람은 공부를 시작하기 앞서서 공부의 요령을 먼저 익힙니다. 자기와 공부법을 살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먼저 살핍니다. 공부법이 잘못되어 있으면 삶은 감자가 싹이 나도 공부는 내내 그 모양 그 꼴인 법입니다.
 
스승은 꼭 살아있는 사람을 구해야 합니다. 이미 죽어 시체마저 사라진 스승의 가르침은 단지 참고사항일 뿐입니다.
 
선생을 구할 때는 그 분야에서 실패를 많이 해 본 사람, 결국은 성공을 거머쥐고 말은 사람, 신비주의에 절어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지 않고 합리(合理)와 상식(常識)이 바탕인 스승을 구해야 합니다.
 
공부의 길을 물어볼 때는 일단 자기의 생각은 내려놓아야 합니다. 마음속으로 이미 결정을 다 해 놓고 떠보는 식의 질문은 바보들이나 하는 것입니다.
 
공부를 성공시키려면 발심(發心)과 자기에 대한 확신이 우선입니다. 발심과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스승을 만나는 것은 강아지가 뒷동산 바위 앞에 다녀온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견처(見處)는 얻은 것 같은데 에너지(氣)가 부족해 공부의 진전이 없다는 사람이 찾아와, 
“소주천을 얻기 위해서 태극권과 단전호흡을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매일같이 허공(虛空)에 대고 삼천 배를 하는 것이 낫겠습니까?”라고 질문했습니다.
 
나는 대답했습니다.
“혹시라도 삼천배(三千拜)를 해서 소주천(小周天)을 이루었다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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