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움직이는 선(禪), 태극권 본문

和光同塵

움직이는 선(禪), 태극권

thedaywemet 2020. 8. 23. 08:00

원래 태극권(太極拳)은 하나였지만, 요즘의 태극권은 그 종류가 매우 많다. 내가 이야기하는 태극권은 양가(楊家) 태극권(太極拳)임을 우선 밝힌다.

태극권은 체조라고 해도 정확지 않고, 운동이라 해도 적절치 않다. 불자(佛者)들 가운데 태극권을 연공하는 이가 붙인 이름이지만, 태극권을 “움직이는 선(禪)”이라 부르는 것에 나는 이의(異意)가 없다.

우선 태극권은 에너지(氣)를 실어서 움직인다. 기(氣)가 실리지 않는다면 아직 초보자이다. 태극권은 들썩이지 않고 천천히 고요하게 호흡을 실어 움직인다. 이것이 양가 태극권의 특징이다.

선(禪)이란 ‘고요하다’, 그리고 ‘하늘에 제사 지낸다’란 뜻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하나(單)를 본다(示)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태극권은 격투기는 아니었지만, 난세(亂世)를 만나 잠시 무뢰한을 제압하는 데 쓰였었다. 한때는 무술계(武術界)의 챔피언 자리도 누렸으나 지금에 와선 다시 본래의 소임(所任)을 회복했다. 고요히 하나(眞理)를 보며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깨달음의 수행법으로서 말이다.

물론 태극권에 입문한 사람은 약간의 태극(太極) 이론(理論)과 함께 공격과 방어로 이루어진 투로(套路)를 익힌다. 그것을 통해 에너지(氣) 흐름을 배우며 자연스럽게 축기(蓄氣)를 터득한다. 내가 소주천(小周天)을 원하는 사람에게 태극권 배우기를 권하는 것은 그런 이유이다.

하지만 태극권처럼 마음을 다스리는 데 효과적인 수행법도 드물다는 것을 기억하라.

지금의 태극권은 무술계에서 완전히 은퇴했다. 태극권의 목표는 타인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제압에 있기 때문이다.

태극권에는 단(段)이라는 것이 없다. 5년 정도 연공했다 하면 ‘조금 안다’하고, 10년은 넘어야 도반(道伴) 대우를 받는다. 5년 정도 배우면 웬만한 태극권 투로는 물론 단전호흡(丹田呼吸)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지만 말이다.

태극권사(太極拳士 )는 고요함(禪)을 알아야 하고, 투로에 매이지 않고 호흡을 알며, 움직임 하나하나를 바르게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때 수련자는 자기(ego)를 내려놓게 된다. 생각의 지배 아래 있지 않게 되며 자성(自性), 즉 본래면목(本來面目)과 하나가 된다. 그 점에서 태극권은 선(禪)과 일맥상통한다.

자기를 깨달아서 하늘의 이치(理致)와 하나가 됨이 선(禪)을 닦는 수행자들의 바람이다.

선불교(禪佛敎)는 인도의 불교가 중국(中國)에 들어와 선도(仙道) 문화(文化)와 만나면서 이루어진 것이라 보고 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불교(佛敎)가 선도(仙道)를 만나 새롭게 태어난 묘작(妙作)이 참선(參禪)이다. 천하의 불교가 선도의 장점을 접목하여 태어났으니 내용이나 모양새, 그리고 그 효과에 대해선 따로 말할 필요가 없겠다.


나는 매일 아침 30년 친구 태극권(太極拳)으로 하루를 연다.

그것이 허약 체질의 나를 오늘날의 '나'로 만들어 주었으며, 소주천을 시켜주었고, 늘 깨어있음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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