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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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바라봄

밥값은 해야지요

thedaywemet 2020. 8. 2. 08:00

나는 제국주의 일본의 정치인들은 혐오(嫌惡)하지만, 몇몇 무사(武士)들의 수행 태도에 대해선 공감한다.

 

일정의 수행을 마친 사람은 스승을 떠나 세상으로 나간다.

그들에겐 이미 삶과 죽음은 하나다(生死一如).

 

그들은 오직 자기보다 높은 급수의 무사들을 찾아다닌다.

그들에게 따로 원한(怨恨)은 없다.

그들의 소원은 한 수 높은 무사의 칼에 맞아 벌판에서 죽는 것이다.

 

혹시 부상을 입었다면 심기일전(心機一轉)하여 그와 다시 겨루어보아야 한다.

 

이기고 지는 것은 아무 문제도 되지 않는다. 결투를 통하여 살아있는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사(禪師)들도 해제(解制)를 하면 산에 머물지 않고 세상에 나간다.

물론 대덕(大德)에게 가르침을 구하기도 하지만, 불꽃 튀는 법거량(法擧揚)을 통해 자신을 벼른다.

 

깨달음이란 것이 산(山)속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 나가 펼치다 보면 이런 사람, 저런 놈도 만나는데 그런 것들 하나하나가 모두 공부꺼리다. 어린아이, 여자, 농부 심지어 거렁뱅이, 백정에게서도 배울 것이 많다.

 

그런 모든 것들을 통해 미쳐 놓쳤던 자기 성품(性品)의 나머지 부분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수행자에게 자기 성품(性品)을 챙겨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지금 우리는 아주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과거엔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숨기던(청기와장이) 세상이었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열린 세상은 자기가 깨우친 바를 인터넷 공간에 얼마나 알릴 수 있느냐가 덕성(德性)이요, 보시(布施)다.

 

호사다마(好事多魔)라 시비를 걸어오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상대할 만하지 못한 사람은 무시하면 그만이다.

 

먼 길을 가다 보면 소도 보고 말도 만난다. 그런 것들에 일일이 마음 쓰다간 가야 할 길을 못 가고 만다.

 

그래도 세상에 나와서 그동안 얻어먹고 얻어 입은 값은 하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선도(仙道)에서 말하는 '성명쌍수(性命双修)'의 이치에도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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