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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바라봄

전생유감

thedaywemet 2020. 7. 21. 08:00

벌써 30년 전의 일이다.

 

송 사장(정신세계사)의 저녁 초대를 받아 인사동에 갔다가, 전생(前生)을 읽는다는 일본인을 만났다. 육감적 모습의 여성이었는데 일본에서 꽤나 잘 팔리는 전생을 보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주)다마스’라고 기억되는 일본의 전생 컨설턴트 회사의 이사라고 했던가? 대뜸 나를 보고는 전생을 읽어드려도 되느냐고 물었다.

 

좌중을 뻘쭘하게 만들기 싫어 그러시라고 했고...

 

나의 前生은 일본 막부시대(幕府時代) 장군가(將軍家)의 호위무사였는데, 장군의 애첩과 눈이 맞은 것이 발각되어 30대 1의 결투 끝에 결국 무참하게 베어졌고, 애인도 자결하였으니 이번 생에서 각별히 관심을 끄는 여인이 있으면 바로 그 애첩이라는 것이었다.

 

아마도 내 걸음걸이와 눈빛을 보고 그리 넘겨짚은 것이 아닐까 생각도 들고... ㅎㅎ

 

살다 보면 드물지만 가슴을 설레게 하는 여인이 있게 마련인데, 어떤 여인이 그 여인인지 아직도 확실치 않다. 

 

아무튼 그녀는 일본의 대기업들이 간부사원을 뽑을 때 자문하는 상장회사(上場會社)의 에이스라니 알고도 모를 일이다.

 

Hong Kong에서 만난 무당산 용문파(武當山龍門派) 장문인(掌門人) 호(胡) 선생은 나를 유심히 보더니, 지난 생(生)에 내가 武當派의 고수(高手)였었다고 했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기분이 나쁘진 않아도 립 서비스이겠거니 하고 그냥 지내고 있다. 하긴 내가 하는 행공(行功)이 무당파와 전혀 무관하지는 않으니 할 말은 없다.

 

리시케시 Parmarth Niketan의 치다난다(Chidananda Saraswati)는 아무에게도 전한 적이 없다는 독자적 만트라 의식 후 혹시 자기가 전한 만트라가 기억나지 않느냐고 물었다. 금시초문이라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전생에도 자기와 내가 사제지간(師弟之間)이었다는 것이다. 

 

내 팔자가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너무 부잡스럽게 쫓아다녀서 그런 건지, 알 길은 없지만, 그 외에도 뭘 좀 본다는 사람마다 이구동성으로 나의 전생을 말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말을 믿지 않는다. 혹시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지금 기억하지도 못하는 것을 가지고 막연하게 믿을 수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그들의 말대로 수만 겁을 살며 수도 없이 태어났다면 어떤 전생을 전생으로 받아들여야 할지 도대체가 헷갈리기만 할 뿐이다.

 

금강경(金剛經)을 빌면 '여몽환포영(如夢幻泡影)', 즉 꿈 같고, 허깨비 같고,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은 것이 인생(人生)이라 하지 않던가?

 

‘지금 여기’를 빼고 무엇이 더 존재한단 말인가? 안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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