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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손가락

수행자라고 결코 우위가 아니다

thedaywemet 2020. 7. 20. 08:00

오대산(五臺山) 적멸보궁에서 이유 없이 나와 주먹다짐을 벌였던...

"중의 신분으로 어찌 그리 행동할 수 있냐?"며 따져대는 나에게, 어깨 늘어뜨리고 "중도 깨닫지 못하면 중생"이라고 맥없이 말하던 그, 지금쯤은 오매불망하던 자유(見性)를 얻었을까?

만약 오늘 깨닫게 해 주지 않으면 누구 하나를 죽이고 말겠다고 부처를 협박했던 그때 그 사람 말이다.

수행자도 역시 깨닫지 못하면 속물일 수밖에 없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며, 잘못되면 중생보다 더 못할 수도 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어둡고, 세상의 아픔을 버리고 비겁하게 도피한 사람이라고 취급받지 않겠는가?

'발심(發心)'을 다시 확인하고 분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스스로는 세상의 아픔을 이겨내고 중생(衆生)들의 빛이 되는 꿈을 가지고 출가(出家)했노라고 잘도 변명할 테지만 말이다.

단지 머리를 깎았다는 이유만으로 중생보다 우위(優位)에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고, 신도(信徒)들이 바치는 공양(供養)을 당연하게 생각해서도 안 된다.

알고 보면, 그들이나 사회인이나 별 다를 바도 없으니 말이다. 그들 역시 그들 나름의 사회 속에서 경쟁하면서 살고 있지 않던가?

비구(比丘), 선도(仙道) 수행자, 신앙인을 막론하고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면 입을 다물어야 한다. 세월만 보냈다고 누가 들어는 주겠는가?

질질 끌려다니며 세상을 살아가기가 피차일반이라면, 그저 가슴 속에 허망함만 가득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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