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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손가락

나는 없는가?

알아챔 2020. 7. 12. 08:00

불교(佛敎) 공부를 좀 했다는 사람을 만나면, 어김없이 나오는 말이, <'나'라는 것은 없다>이다.

 

정말 나는 없는가?

 

한술 더 떠서, 한 대 맞았다 해도 <아픔만 있지, 나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가 그리 말하는 것은 석가모니의 '무아설(無我說)' 신앙에 근거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이 있다. 석가모니는 당시 브라만교(Brahmanism) 영혼 불멸 사상의 기초가 되는 아트만(Atman)을 부정하며 무아설(無我說)을 내어놓았다. 새로 생긴 가르침은 뭔가 크게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 근거가 무상설(無常說)인데 모든 것은 변한다는 뜻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으므로, 무아(無我)가 역시 맞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따지자면 무상설(無常說)인들 영원할까? 그것 역시도 변하는 것은 아닐까?

 

그건 그렇다 치고... 그들이 믿는 윤회(輪廻)를 하는 당체는 누구인가?

 

수다원을 얻었어도 일곱 번을 다시 세상에 와야 하고, 사다함을 얻어도 한번은 다시 와야 한다고 가르치는데, 오는 놈은 도대체 누구인가?

 

나는 아닌데, 단지 오기만 한단 말인가?

 

무상(無常), 즉 모든 것은 변한다는 말은 맞는 말이지만, 내가 어찌 없는가? 우리는 자장면을 먹으러 갔다가 짬뽕을 먹기도 하지만, 변덕을 부린 것도 '나'고, 짬뽕을 먹은 놈도 '나'다. 키가 150cm이었다가 165cm가 되고, 평사원이 부장이 되고, 아이가 엄마, 아빠가 되면 '나'는 없는가...?

 

세상도 변하고, 나도 바뀌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내가 아니라고 해서 되겠는가?

 

불교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면 짜증 나겠지만, 그의 것을 모두 뺏어도, 심지어 그를 죽여도, 그것이 죄가 아니어서는 어디 되겠는가? 굳이 그가 없다니 하는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믿고 살면, 걸릴 것이 없어서 개운은 하겠지만 솔직히 말해보자.

 

정말 그렇게 살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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