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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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손가락

세간과 출세간

thedaywemet 2018. 2. 27. 11:15

깨달음을 회복했다 할지라도 단번에 世間을 떠나 出世間에 안주하는 일은 쉽지 않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느껴지는 것이 비록 無常하고, 또 꿈같은 일임을 잘 알고 있다 할지라도 세간의 감각적 재미를 완전히 포기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게 이루어지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백장야호(百丈野狐) 이야기가 있다. 


전생에 나름 한소식을 한 도인(道人)이 하루는 백장을 찾아와, "대수행인(大修行人)은 인과(因果)에 떨어지지 않느냐"는 학인(學人)의 질문에 "그렇다(不落)"라고 잘못 대답하여, 500생 여우몸을 받았다며 백장에게 해결을 의뢰했고, 그것에 "어둡지 않다(不昧)"는 답으로 간단히 해결을 해 주었다는 무문관(無門關)의 글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이지만, 내면에 진보의 마음이 없다면 삶에 무슨 재미가 있을 것인가. 누구나 안정을 바란다는 것은 사실이나 반면에 변화를 추구한다는 것 역시 부정하기는 어렵다.


우리는 세간과 출세간에 걸쳐서 살 수밖에 없다. 세간을 떠난다고 산속에 숨어산다 할지라도 그 곳 역시 세간임에는 틀림없다.


세간에 살면서 출세간의 법을 100% 고집할 수 없으며, 세간의 법을 출세간에 적용시켜서도 안된다.


깨달은 자 역시 사람들을 대하고 살면서 전혀 번뇌망상(煩惱妄想) 없이 살 수는 없는 것이 그리하고는 세상을 살아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때 그때 망상에 젖는다 할지라도 그 모두가 물거품같은 헛일이라는 것에 어둡지 않다(不昧)면 中道를 아는 道人이라 하여 크게 틀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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