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강을 건넜다면 배를 버려라 본문

달과 손가락

강을 건넜다면 배를 버려라

thedaywemet 2020. 4. 9. 08:00

'명상(冥想)'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다. 아이러니하게도 각기의 신앙(信仰)단체들이 명상을 말하고 있으며, 정신과 의사들 역시 명상을 처방한다. 명상이 가진 신경 안정 효과 때문이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명상은 본래 목적에서 많이 어긋나 있다. 

명상은 우리 정체성을 확인하는 훌륭한 방편이다. 명상을 통해 우리는 '참나', 즉 본래면목(本來面目)을 만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호흡을 관(觀)하든, 관상(觀想)기도를 하든, 주력(呪力)을 하든, 묵조선(默照禪), 간화선(看話禪), 또는 단전(丹田)을 수련하든, 모두가 바로 본래(本來)의 자기(自己)를 만나도록 구조되어있다.

그래서 '세수하다 코 만지기보다 쉽다'는 말도 있다.

문제는 강을 건너면 배를 버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번거로워서인지 아니면 무엇이 두려운지, 배를 버리지 못하는 데 있다.

배는 모든 명상법들을 가리킨다. 우리는 어떤 배를 타고도 강을 건널 수 있다. 심지어  쪽배를 타고도 강을 건널 수 있다. 

하지만 건너편에 도달하면 미련을 버리고 그때부터는 발을 육지로 옮겨야 한다.

배(冥想)에 머무는 한, 마음의 안정은 유지할 수 있을지 몰라도 대자유, 本來面目과는 거리가 점점 더 멀어진다.

늘 흔들리는 물 위에 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728x90
반응형

'달과 손가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든 것의 시작은 '나'  (0) 2020.05.04
Oneness  (0) 2020.04.15
진여자성 시비  (0) 2020.04.09
없음이 있으면 있음도 있다  (0) 2020.03.29
선악은 분명히 있다  (0) 2020.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