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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神不死
인도 사람들 사이에서는 스승을 신(神)과 동급으로 생각한다. 그 이유는 스승이 神과 동급이 아니라면 제자의 미래는 '그저 그럴 꺼'이기 때문이다. 스승이 죽은 후 제자들의 스승 우상화 작업이 시작된다. 그 일을 통해 자신들도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의심쩍으면 스승 삼기를 포기해야 한다.그것은 시간 낭비일 뿐만 아니라, 공부가 더 헝클어진다. 스승 삼기보다 어려운 것은 없다.누구나 요리할 줄은 몰라도, 먹을 줄은 잘 알기 때문이다. 스승 역시 잘 판단해서 제자로 삼아야 한다. 그로 인해 스승의 실력이 가늠되기 때문이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이 있다. 스승보다 나은 제자라는 뜻이다. 스승보다 나은 제자는 결코 스승의 공이 아니다.그것은 전적으로 제자의 자질이다. 스..
어린 자식이 있는 사람은 외롭고 우울할 사이가 없다. 그의 생각은 아이의 미래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수행인도 마찬가지다. 제자가 있는 사람은 낙오되기 어렵다. 그리고 뒤에서 미는 사람이 있어야 쉽게 앞으로 나아간다. 나이를 먹는지 모르다가도 아이 큰 것을 보고 비로소 자기의 현재 모습을 보게 된다. 진보하기를 원한다면 필히 제자를 두어야 한다. 부모의 재산은 손자를 보고 상속된다. 그러므로, 수행자에게 제자는 꼭 있어야 하는 존재다. 부모가 되어 봐야 부모 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제자가 있어야 공부 마무리가 가능하다. 큰 공부는 스승만 바라본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성장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제자가 필요하다. 그것이 나도 모르게 에너지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스승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지 말라. 이제..
아이가 의젓하게 자기를 살려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아이의 어리광을 적절한 시기에 끊어줘야 한다. 계속 어리광을 받아주다 보면 Mamma's boy(또는 girl)가 될 터이니 말이다. 그 점에선 제자도 마찬가지다. 모든 일을 미주알고주알 알리고 싶어 하는데, 관심을 자기에게 잡아두고 싶기 때문이다. 아이와 마찬가지로 야멸차지만 적절할 때 차단해 줘야 한다. 그래야 홀로 설 수 있는 불굴의 힘이 생긴다. 수행은 외로운 여정이다. 혼자 해결하고, 혼자 성장해야 한다. 오죽하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했겠는가? 스승은 갈 길을 정해주고,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그쳐야 한다. 그래야 제자가 바르게 성장한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을 실현하려면 제자를 온실 속에 가두지 말고 바람 부는 벌판으로 내몰아야 ..
감자를 심고 보름쯤 지나면 새순이 올라온다. 그리고 한 달쯤 지나서는 줄기 2개 정도를 남기고 순치기를 해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맘에 드는 실한 감자를 캘 수 있기 때문이다. 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래도 주변에 사람들이 남는 것을 보면 그리 몹쓸 놈은 아닌듯하다. 냉정해 보이겠지만 나이가 들면서 과감하게 손절을 한다. 그만 교류하자고 인간관계 마무리 통보를 한다는 말이다. 내 카페(華道)는 2달 이상 출석을 안 하면 제명 처분을 한다. 공부를 지속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맥(人脈)을 자랑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단순하게 사는 것을 좋아한다. 당연히 찾는 사람이 줄어도 섭섭해하지 않는다. 道는 단순해야 닦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똑똑한 집 한 채만..
과거 씨족사회에서는 이웃에 어려움을 걱정해 주는 것이 미덕(美德)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른 세상이다. 이웃의 문제에 나서서 걱정해 주면 "No, thank you"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네 걱정이나 잘하라는 뜻이다. 바른 스승은 제자의 문제를 직접 나서서 해결해 주지 않는다. 단지 해결의 방법만을 가르쳐 줄 뿐이다. 스승이 나에게 기운(氣運)을 부어준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엄밀히 말해 자기 기운을 끌어내 쓰는 것이다. 비틀거리는 자전거를 뒤에서 잡아주지만, 손을 놓는 순간 그는 넘어질 것이다. 넘어지면 넘어지는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 그것을 통해 그는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이 있다. 쪽에서 나온 푸르름이 쪽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가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