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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神不死

인간관계는 끝없이 피곤한 주도권 쟁탈전이며,그러므로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말까지 생겼다. 누가 주도권을 가지느냐에 따라 한쪽은 바라보는 자가 되고, 한쪽은 보여지는 자가 된다. 내가 보여지는 자의 위치가 되었을 때, 그것처럼 불편한 일도 없다. 사람은 누구나 주체(主體)로 살고 싶기에 돈을 모으거나 힘을 가지려 한다. 하지만 돈과 힘이 부족해도 얼마든지 주체로서 살 수 있는 법이 있다. 주체로 살기 위해선 주시력(注視力)이 필수이다.수행 역시 주시력을 기르는 것으로 점철되어 있다. 손자(孫子)는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고 하였다. 나와 남을 바르게 파악하면 위태로움에 처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나만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도 결코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는다.게다가 상대까지 파악하고 있다면..

숨이 끊어지고 나면, 모든 육체 활동은 정지한다. 그 순간, 의식(意識)과 에너지 그리고 몸은 분리된다. 더는 사람이라 할 수 없는 수동적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것을 '혼비백산(魂飛魄散)'이라 하는데, 혼(魂)은 날아(飛)오르고, 몸(魄) 흩어져(散) 흙이 된다. 우리는 정기신(精氣神), 즉 몸(精)과 기(氣), 그리고 의식(神)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선도(仙道) 공부의 핵심은 의식과 에너지(氣)를 계합(契合)시키는 것이다. 보통은 숨이 끊기면 에너지가 없는 혼(魂)만 남는데, 그것은 작용력은 없어도 사라지지는 않는다. 마치 전원(電源)이 끊긴 컴퓨터처럼... 그것을 귀신(鬼神)이라 한다. 우리가 에너지(氣) 공부를 하는 이유는 의식(神)과 에너지를 합일(合一)하기 위함이다. 이유는 에너지가 없으면 전..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굳이 나를 싫어하는 사람을 만날 필요도 없고, 또한 내가 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사귈 필요는 더더구나 없다. 내가 만나야 할 사람만 만나고, 내가 시간을 써야 할 사람과만 함께하는 것이 좋다. 세상이 변했다는 것을 빨리 알아채는 것이 좋다. 아니면 호구(?)가 되고 만다. 그것이 가족이라 할지라도 마찬가지다. 비록 한 지붕 밑에 같이 산다 해도 옛날처럼 대강 살 수는 없다. 모두가 자기중심으로 살아가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 가족의 기준은 변했다. 한 가구 한 사람이 대세가 된 지도 오래다. 여기서 우리가 기댈 곳은 한 곳 오직 ‘자신’ 뿐이다. 그런데... 그나마 자기가 누군지도 모르고 산다면 산다고 할 수 있을까? 내가 누군지 알아채며 사는 것, 그것이 아니라면 세상은 지..

죽어서 지옥(地獄)에 가지 않기 위해 신앙생활을 한다는 사람이 있다. 재산을 교회에 바치면 지옥 갈 것도 천당에 간다고 가르치는 악덕 목사도 있다. 천당과 지옥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신앙생활을 하지만, 죽은 후가 늘 걱정된다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아무 걱정 마시라! 혹시 죽은 후 천국 출입이 허가 된다면 그보다 더 좋을 것이 없겠고, 운수가 나빠서 지옥에 간다고 할지라도 전혀 걱정할 일은 아니다. 무간지옥(無間地獄), 화탕지옥(火湯地獄)에 간다 할지라도 지낼만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옥은 죽어서 간다는 것을 기억하시라. 사람이 죽으면 신경(神經)이 없어지기 때문에 뜨거워도 뜨거운 줄 모르고, 차가워도 차가운 줄 모르고, 언제나 무념무상(無念無想)일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었는가? 원숭이가 진화해서 사람이 되었는가? 천당과 지옥은 존재하는가? 혹시 그런 것들을 믿고 있다면, 그것은 아직도 크리스마스 전날 밤 산타할아버지가 굴뚝으로 들어오신다고 알고 있는 세 살배기 아이와 같다. 믿음이란 단지 선택일 뿐이다. 그냥 그렇게 믿기로 생각하는 것이 믿음이다. 세상에 믿을 것은 거의 없다.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은 늘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관심 가질 것은 오직 하나다. 그것은 당신 자신, 즉 믿기로 하는 그 마음(안 믿기로 하기도 하지만...)뿐이다. 좀 더 엄밀히 말한다면, 생각들이 모두 제거된 오락가락하지 않는 순수한 마음(本來面目), 그것은 변하지 않으며, 세상의 시작이고 끝이다. 그것으로부터 세상은 일어나고 꺼진다. 그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