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마음공부는 어불성설(語不成說) 본문
마음이란, 있는 그대로 완벽한 것이어서 따로 손을 댈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생겨난 적이 없어서, 사라질 수가 없고, 늘어나거나 줄어들지도 못하고, 때가 묻을 수 없어 당연히 닦아서 깨끗하게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마음을 닦는다'는 것은 굳이 말하자니 그렇다는 것이지, 사실은 닦고 말고 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이다.
오직 무위(無爲; 일없음) 밖에는 할 말이 없지만, 중생(衆生)이 그 의미를 알아듣지 못하니, 부득이 호흡을 보라느니, 정좌, 몰입하라느니, 지관, 참선하라느니 하는 방편을 내놓게 된 것이다.
그러한 수행법들은 하나같이 물질, 즉 몸하고만 연관을 가질 뿐, 마음에는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몸과 마음은 상호 관계가 없지 않으므로, 혹시 간접적인 효과라도 있을까 하여 힘써 수행을 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일설(一說)에, 감기에는 약이 없어서 낫는 데 약을 먹으면 7일이 걸리고, 약을 안 먹고 버티면 일주일 걸린다는 말이 있다. 익히 알다시피 약의 효과는 감기를 낫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열이나 두통, 근육통 등의 증상을 가라앉히기 위해서이다. 감기약이 효과가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은 단지 한시적으로 증상을 유보하는 가운데 감기가 낫게 되기 때문이다. 공(功)을 약이 가져가 버린 것이다.
이해가 잘 되었는지 궁금하다.
마음공부 역시 마찬가지다. 세상에 공(空)이란 말만큼 설명이 어려운 말은 없다. 그것은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없다고 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 자리(空)를 설명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은 없다. 이미 그러한 것을 다시 "그러하다"라고 말하자니, "내려놓으라"라느니, "삼서근", "똥 막대기", "뜰앞에 잣나무"라는 말 밖에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 아니 난감한 노릇인가?
그래서 나는 감기약 먹는 셈 치고 꾸준히 정진(精進)하라고 말한다.
외단(外丹)을 닦고 깊은 호흡으로 氣를 챙기는 가운데 몸은 제 기능을 하게 될 것이고, 그러는 가운데 마음은 저절로 밝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가지 방편을 추가하자면, 둘이 아닌 이치(不異), 즉 몸이 곧 마음(身即心)이라는 이치를 가슴에 새기기를 권한다.
그렇게 수련해야 마음 깨우치기(見性)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내 말을 따라 그리하노라면, "견성은 세수하다 코 만지기보다 쉽다"는 선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날이 머지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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