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 견처를 얻었는가? 본문

달과 손가락

★ 견처를 얻었는가?

thedaywemet 2019. 10. 19. 08:00


담 너머 은행나무 잎새가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을 보면 "바람이 분다는 것"을 아는 법이고,

아침에 암탉 "꼬꼬댁"거리면 "알을 낳았는가?"하고 둥지를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고,

으슬으슬 춥고 콧물이 나면 "감기 걸렸는가?" 하는 것이 보통이다.

깨달음 마당에서 체험을 유난히 강조하는 이유는 그것이 깨우침의 '예고(preview)'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존재감을 알게 된 사람에게 "깨달았구나!" 할 수는 있으나, 무엇이 되었든 간에 체험이 없다면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누구를 막론하고 모두가 깨달아 있다는 것은 틀림이 없으나, 너무나 오래 눈 못 뜨고 살아온 처지들이라 아주 사소한 체험이라 할지라도 큰 힘을 얻는 법이다.

선지식(善知識)이 학인(學人)에게 "견처(見處)를 얻었는가?" 물을 때는 의심을 내려놓을 만한 체험, 즉 깨달음에 대한 예시(例示)가 있었느냐를 묻는 것이라 봐야 한다.

나타나는 모양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어떠한 것이라 해도 상관은 없다. 본인의 의심을 사라지게 하는 증험이 있었다면 모양을 따질 필요가 없이 훌륭한 見處가 된다 해도 무방하다.


728x90
반응형

'달과 손가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로 성령이 임한다  (1) 2019.10.23
내 탓이오  (1) 2019.10.22
육바라밀  (0) 2019.10.17
그것도 두면 썩는다  (0) 2019.10.12
인도식 옷을 벗어 버리자  (1) 2019.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