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알면 쉽고 모르면 바보고... 본문
깨달음(見性)은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아니다. 굳이 '신심명(信心銘)'의 '도에 이르기는 어렵지 않다(至道無難)'를 들먹이지 않아도 말이다.
견성이란 자기의 本 마음, 순수의식(純粹意識)을 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조사(祖師)들의 글을 읽고 그 가르침대로만 한다면, 누구나 통연명백(洞然明白) 할 것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생각만 사라지게 하면 바로 깨닫는다. 생각이 끊긴 자리에 진면목(眞面目)이 바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부처나 조사들이 찾아온 구도자(求道者)를 바로 깨닫게 해주는 것(言下大悟)은 특이 공능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 자리를 정확하게 짚어 주었기 때문이다.
바르게 알고 있는 사람은 이야기를 어렵게 하지 않는다. 10살짜리도 알아듣게 설명할 수 있어야 스승이다. 어린이도 동일한 불성(佛性)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으로 깨달음을 얻었다는 혜능은 단지 '생각하지 말라(不思善不思惡)'는 한마디로 도명에게 깨우침을 주었다.
'유혐간택(唯嫌揀擇)'이나 '단막증애(但莫憎愛)'의 핵심은 무엇인가? 어찌하여 '세수하다 코 만지기보다 쉽다'고 했겠는가?
외람(猥濫)된 말이지만, 싯다르타의 구도(求道) 과정은 후세 사람의 오해인 것 같다.
그는 스승 밑에서 수도 없이 순수의식(非想非非想處定)을 체험했다고 알려졌다. 그러고도 그것이 "그것"인 줄을 모르고 6년 설산 고행(雪山苦行) 끝에 샛별을 보고서야 비로소 깨달았다니 말이다.
믿음이 맘에 안 들더라도 한번 믿어보라.
기도나 관상(觀想), 주력(呪力)이나 참선(參禪), 호흡법이나 의수단전(意守丹田)을 닦으면 어김없이 그 자리로 인도된다는 것을...
단번에 그 자리로 가는 법(一乘法)이 있고, 한 다리 거쳐 그 자리로 이끄는 방편(方便)이 있을 뿐이다.
자기 것만을 고집하지 말라. 편견을 버리라.
단번에 '무념무상(無念無想)'이 어려우면, '무타념무타상(無他念無他想)'을 거쳐 그 자리에 이르면 된다.
생각이 많은 사람, 학식이 높은 사람, 신앙(信仰)이 투철한 사람이 깨닫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이치다.
아는 것이 많으니 먹고 싶은 것도 많고, 쓰레기도 많을 것이니 말이다.
세상은 아름답다. 그리고 하늘은 우리가 깨닫기를 학수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