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차이점] 카스트 vs. 자연무위 본문

선도와 요가

[차이점] 카스트 vs. 자연무위

thedaywemet 2019. 11. 12. 08:00


힌두이즘 설명이 다채롭고 화려하며, 신비스럽게 포장되어 있다. 다양한 비유 및 상징, 힌두신들과 인간과의 교감, 감동적인 영웅의 서사시, 산야신들의 신에 대한 헌신, 깨달음이 인간 삶의 목적인 것, 그리고 깨달을 때까지 윤회하는 것 등, 수행자가 아닌 일반 대중을 그 사상(신앙) 속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그런 매력(?)을 지닌 힌두이즘을 Background에 둔 요가와 선도를 비교한다면, 선도의 첫인상은 다소 지루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선도 일견 무뚝뚝해 보인다. 보기에 따라서는 불친절하거나 퉁명스럽다고 느낄 수 있다. 설명이 군더더기 없이 절제되어 있어서 직접 체험이 없으면 그 맛을 알기가 수월치 않기 때문이다.  


요가의 수행자는 '지복(Ananda)' 속에 있게 되며, '자유(Moksha)'를 얻으며, 신(神)의 인정을 받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선도 수행자는 가고 가고 갈 뿐이다. 밝아지면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이라 하여 유별나게 '깨달음'을 희구하지도 않는다.


차크라에 대한 설명은 요가와 힌두이즘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양한 의미부여와 상징, 신의 역할, 그리고 무엇보다도 '계층적 시각'이다. 각 차크라에는 대응되는 욕구, 기능, 색깔, 소리, 힌두신이 있고, 이 모든 것들은 몸의 아래쪽에 위치한 차크라일수록 하급 레벨이고, 머리 쪽(하늘 쪽)에 위치한 차크라일수록 상급이다. 소리의 경우 낮은 소리인 '도'가 1차크라, 높은 '시'는 7차크라이다. 색깔의 경우 무지개 7가지 색상에서 에너지가 낮은 빨강은 1차크라에 대응되고, 에너지가 높은 보라는 7차크라에 대응된다.


몸의 아랫부분에 위치한 차크라일수록 동물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1차크라는 돈, 2차크라는 섹스, 3차크라는 먹는 것에 관여하며, 4차크라는 감정, 머리 부근에 위치한 5차크라(경추)는 교육에 관여한다. 대뇌 밑의 6차크라에는 영혼이 있고, 하늘과 가장 가까운 7차크라(대뇌)는 브라만과 하나되는 곳이다. 


또한, 차크라에 대응되는 개념 중에 '코샤(kosha)'가 있다(이전 포스트 참조). 이것은 덮개, 가리개를 의미하는 산스크리트 단어인데, 브라만을 가리고 있는 덮개들을 가르킨다. 즉, 맨 겉에는 육체가 덮고 있고, 두번째는 프라나, 그 다음은 마음(意), 의식(識), 그리고 지복의 순으로 덮고 있다. 육체(물질)는 제거해야 할 대상이다. 그것은 늘 브라만과 거리가 멀다.


이렇게 요가 및 힌두이즘에서는 물질(육체)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그리고 순수 정신(아트만=브라만)의 계층화가 확립되어 있으며, 이것을 의도적으로 인도 사회에 그대로 발현시킨 것이 카스트 제도이다. 즉, 카스트 제도는 애초엔 정복자의 권력 유지욕의 산물이었겠지만, 대중들의 적응기간이 지나며 힌두철학 그 자체가 되었다. 인도 사람들에게 카스트 제도는 아직도 유효하며, 카스트를 반박한다는 것은 힌두이즘을 거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통 힌두파의 유명한 요기들은 물론 마하트마 간디 역시 그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카스트 제도는 인도의 신분제도로 수드라->바이샤->크샤트리아->브라만 [카스트 제도에서의 브라만 계급은 Brahman이 아닌 Brahmin이다. 발음을 한글로 표기하면 둘 다 브라만이지만 산스크리트어 단어는 다르다. (다른 단어임에 주의)] 순으로 상층 계급이다. 

 

생명들은 깨달음을 위해 여러 생을 거듭하는데 (한 생에서 단박에 깨치기는 너무나 어려우므로), 그것이 아주 미물에서 시작해서 동물을 거쳐 마침내 인간으로 태어나고, 인간 중에서도 수드라(육체노동직)->바이샤(상인,수공업,연예인)->크샤트리아(무사,군인,경찰관)->브라만(성직자,학자) 순으로 깨달음에 접근한다고 가르친다. 존재를 깨달음(본질적인 것)과 가장 멀리 떨어진 것과 가까운 것으로 계급을 매기는 것이 힌두이즘의 특징이고, 마찬가지 방식으로 인간 사회를 계층화 한 것이 카스트이다. 


하지만 선도는 그런 점에서 힌두이즘과는 달라서 사람에게 계층을 두지 않는다. 그들은 누구를 막론하고 정, 기, 신을 닦으면 장생불사가 가능하다고 가르친다. 다만 차크라, 쿤다리니에 상응하는 기맥과 경락, 경혈 그리고 소주천, 대주천이 있고, 닦음의 수준에 따라 인선(人仙), 지선(地仙), 천선(天仙)의 단계 등 힌두와 유사한 부분이 있다. 여기서 인선과 지선은 중생들과 함게 세상에서 울고 웃으며 사는 것을 지향하며, 천선은 욕계를 벗어나 신계(神界)와 합일한다.

 

선도는 자연무위(自然無爲)를 숭상하는데, 그것은 일견 '만사는 애쓰지 않고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다. 자연무위는 결코 저절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연무위는 지극한 이치이며, 그것을 이해하고 그속에서 살아가려면 자신을 연단하여 자기로부터 밝게 깨어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선도는 그 중심에 기(氣)를 두고 있으며, 그것으로 깨닫고, 그것으로 세상을 살며, 그것으로 영생불사를 추구한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