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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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바라봄

눈이 천냥이다

알아챔 2020. 7. 7. 08:00

관상(觀相)에선 눈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그(신기원 선생)는 늘 말했었다. 나하고 몇 년을 막걸리 꽤나 먹으며 술집에 온 사람들 얼굴 품평회를 했었는데... 모두들 그를 관상계의 제일이라 하지만, 그는 늘 말하길, "내가 최고가 아닌 이유는 아직 기색(氣色)은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당시(1989년) 나는 홍콩과 인도를 왔다 갔다 하며 인사동에서 기공(氣功) 도장을 했는데, 그가 나와 자주 어울린 이유는 氣 때문이 아니었나 추측해 본다.

 

관상에서 제일은 눈이란 말도 맞다. 실력이 없으면 시력(視力)이라도 좋아야 한다(커닝이라도 해야 하니)는 말이 있으며, 친했던 권투 코치 말마따나 권투선수도 눈이 좋아야 한다고 스파링 때는 늘 “눈 감지 마”를 입에 달았다.  

 

'면상(面相)보다는 심상(心相)이 좋아야 한다(面相不如心相)'지 않던가? 눈이 좋은 것보다는 눈썰미가 좋아야 하고, 최상(最上)은 '사람을 알아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찾아와서 단박에, “민 선생 기분 나쁘게 듣지 마소. 아직 소주천(小周天) 전(前)이지?”라고 명색이 선도(仙道) 태극권(太極拳) 선생을 깔아 낮추어 말하던 김교일 선생님...

 

왠일인지 즉시 그의 앞에 부복하고, “가르침을 주십시오‘ 했었다. 그때 내가 그를 못 알아보았다면 천추의 한이 되었을 터... 지금 어찌 살고 있을까 등골이 서늘하다. 나이 먹어 이만큼 잘난 척 하는 것이 모두 그의 덕이라 해도 넘치지 않는다.

 

 

물건을 모르면 비싼 값을 치르라는 말이 있고, 선도(仙道)는 부자(富者) 아비가 없으면 못 한다는 말도 있다. 어떻게 충당했는지 공부하느라고 쓴 돈도 참 많다. 선생 구하러 이 나라 저 나라 찾아다니며 쓴 여비, 예물(禮物) 값, 레슨비, 신부, 목사, 비구는 물론, 사이비 교주에게도 돈을 바치고 가르침을 구했으니... 

 

세장(細長)한 눈에 눈 섶 사이가 넓고, 가지런히 눈을 덮고 있으면 무엇 하나? 부처님 같은 긴 귀를 가졌으면 무엇한단 말인가? 사람 하나 못 알아보면, 그것으로 낙동강 오리알이다.

 

나는 사람을 만나면 먼저 상대의 기세(氣勢)를 본다. 아무리 숨기려 해도 그것은 숨기지 못하니 말이다. 그리고 초면엔 무조건 막걸리는 내가 사는데, 잘난 척하느라 잃은 인심 그것으로 모두 만회했다. 그 바람에 술도 참 많이 먹었지... ㅋㅋ

 

난 2.0 눈에 지금도 대부분 생활을 안경 없이 살고 있다. "웃으면 눈이 없어진다"고 "길 건널 때는 웃지 말라"고 놀림 받아도 역시 눈은 좋고 보아야 한다.

 

어떤 이유로도 관상에서 눈이 90%를 차지한다는 그 말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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