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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神不死

우리는 무엇으로도 견성(見性)할 수 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 "믿습니다", "In sha Allah", "시천주조화정(侍天主造化定)"으로 깨칠 수 있다. "관세음보살", "아미타불", "똥 막대기", "뜰 앞에 잣나무"로 깨칠 수 있다. 하늘, 땅, 나무, 새, 시냇물, 아기 웃는 모습을 보고 깨칠 수 있다. 종소리, 풍경소리, 악쓰는 소리, 시계 소리를 듣고도 바로 깨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들을 따라가서는 깨칠 수 없다. 따라가지만 않으면, 正坐 안 해도, 요가 안 해도, 기도 염불 안 해도, 단전호흡(丹田呼吸) 안 해도, 참선(參禪) 안 해도 바로 見性할 수 있다. 그것들을 알아채는 놈, 만들어 내는 놈, 그것을 외우고 있는 놈, 그것을 보고 듣는 놈과 계합(契合..

'주화입마(朱火入魔)'란 '더운 기운이 머리에 올라, 마귀가 자리잡는다'는 뜻이다. 그것을 피하려면 배와 손발을 늘 따뜻하게 해서 열(熱)의 균형을 찾도록 해야 한다. 주화입마는 통기(通氣)가 부족한 상태에서 무리한 의념(意念)을 사용했기 때문에 온다. 특히 욕심을 앞세운 수련이 원인인 경우도 많다. 나는 주화입마에 걸린 사람(比丘) 여럿을 외단공(外丹功)을 가르쳐 바로잡아 준 적이 있다. 주화입마는 약(藥)으로도, 침(針)으로도, 고치기 어렵다고 알려진 악질(惡疾)이다. 물론 성심성의껏 따라준 그들이 공(功)이 크지만, 아마 그들이 계속해서 좌선(坐禪)만을 고집했다면 낫기 어려웠을 것이다. 호흡만으로 축기(蓄氣)를 한다는 사람 역시 주화입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통기(通氣)에 장애가 있다면 오히려 주..

마음의 바닥에 깨달음(깨닫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술을 마시고, 여인과 함께 있어도 그는 선인(仙人)이고, 마음의 바닥에 색욕(물질 우선 주의)만이 자리잡아 있으면 명상, 참선(參禪)을 일 삼고 산다 할지라도 그는 속인(俗人)이다. “아차, 또 속았네” 하면서 즉시 마음을 추스릴 수 있으면 그는 도인(道人)이고, 말로만 ‘내가 부처’라고 자만(自慢)한다면 그는 무도인(無道人)이다. 도(道)말고 과연 이 세상에 다른 얻을 것이 있는지 살피고 또 살피라. 남들도 그리 사니 나도 그리 살겠다 하지 말라. 그들이 좋다고 불구덩이로 들어간다고 따라 들어갈 것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