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소크라테스 (3)
谷神不死
송담(松潭) 선사(禪師)는 최근 공개된 불교방송의 2020년 5월2일 법문(法文)에서 '夕陽西去水東流 暑往寒來春復秋'라는 게송(偈頌)을 읊었다. https://youtu.be/Wxz74w2FwhQ 석양이 서쪽으로 가든, 물이 동쪽으로 흐르든, 그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더위가 지나가고, 추위가 오든, 봄이 다시 가을이 되든 말든, 그것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우리는 과연 무엇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우리는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가? 소크라테스가 언급했듯, '나'를 빼고 무엇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무엇을 깨달아야 한단 말인가? 내가 없다면, 석양(夕陽)도, 물도, 동쪽도, 서쪽도, 없을 것이며, 더위도, 추위도, 봄, 가을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의 게송이 가리키는 곳은..
숭산(崇山)은 늘 "오직 모를 뿐"이라 했고, 공자(孔子)는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이 진정 아는 것"이라 하였다 한다. 무슨 이야기인가? 모른다는 이야기인가? 아는 척하지 말란 이야기인가? 노자(老子)는 간결하게 말한다. "모른다는 것을 알면 上의 사람이요, 알아야 할 것을 모르는 것은 병이다.(知不知上, 不知知病)"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소크라테스를 세계 성인(聖人)이 되게 한 말은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였다. 핵심은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데 있다.
진리는 말하는 순간 그릇된다. 그리고 진리는 그것을 말하는 사람을 해친다. 소크라테스, 그는 당시 그 나라에선 '모른다'는 것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쉽다. 그가 '모른다'와 조금 더 친했더라면... '생각없음'이 진리임을 깨달아, '오직 모를 뿐...' 이었더라면... 재판정에서 주저리 주저리 변명을 하지는 않았었을텐데... 조용히 글 몇 줄을 남기고 사라졌더라면... 사람들을 찾아가 그들의 무지함을 깨우쳐주는 오류(?)를 범하지만 않았었더라면... 최소한 사형선고는 받지 않았으리... 고집부리지 말고 친구의 말에 따라 탈옥만 했더라면, 사약을 마시지 않고 천수를 누리었을텐데... '이것이 진리다', '저것이 진리다' 하면 틀린다. 어리석은 자가 진리를 누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