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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神不死

요즘 부쩍 무당집을 차는 사람이 많아진다고 한다. 대통령 손에 '王'자도 무당이 써줬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21세기 대명천지에 '인신공양' 운운하는 말을 스스럼없게 잘도 한다. 사람들이 무당을 찾는 이유는 간단하다. 무당은 선악(善惡), 잘잘못을 따지지 않는다. 돈은 꽤 들어도 곤경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공한다고 믿게 한다. 그들이 영험(靈驗)한 이유는 따로 있다. 혹시 그가 써준 부적(符籍)으로 험한 일에서 벗어나면 그의 공(功)이 되고, 효험이 없으면 다시 찾아오지 않게 될 것이니 말이다. 오래전, 효자동에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름난 무당이 있었다. 지인(知人)이 그로부터 아들 이름을 감평 받았는데 불문곡직 개명(改名)을 권유받았다. 아니면 아들의 두 다리가 부러진다는 것이었다. 그 무당은 영험했다. ..

돈이나 권력 명예가 행복을 줄 것이라 믿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가지면 가질수록 갈증이 심해지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된다 할지라도 노심초사하며 살 수밖에 도리가 없다. 정신적 가치를 모르고 사는 사람은 행복해질 수 없다. 행복은 물질보다는 정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만족을 모르는 사람은 행복할 수 없다.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지족(知足)을 알아야 행복해진다. 이기적이고 베푸는 것을 모르는 사람도 행복해질 수 없다. 내가 가진 것을 내어놓을 때 거기서 큰 행복감이 오기 때문이다. 자기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 역시 행복할 수 없다. 행복을 만끽할 주체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행복의 주체는 ‘나’라는 것을 잊지말라.

모두들 돈이 제1의 관심사입니다. 돈이 있어도, 없어도, 돈 걱정들만 합니다. 무엇이 행복이며, 무엇이 진정으로 행복으로 가는 길인가에 대해선 거의 말하려 하지 않습니다. 나는 누구이고, 왜 나는 그동안 나에 대해 무지하게 살았을까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습니다. 참으로 이상합니다. 누구나 당연히 행복하고 싶고, 그리되려면 최소한 무엇이 자기의 정체성 정도는 알고 살아야 할 텐데 말입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10억 이상의 재물(財物)을 가진 노인이 1~2억을 가진 사람에 비해 불안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이라 손에 현금을 쥐고 있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 분석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사회적 고립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불안에서 벗어나려면, 불안이 무엇이며, 왜 그것이 생기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불안은 기운의 부족과 자기 정체성 확립이 분명치 않아서 온다. 부지런히 몸과 마음을 닦는 사람에게는 불안이 머물 수 없다. 자기가 누군지 깨우치고, 기 운용(小周天)을 위해 쓰다 보면 불안할 시간조차 없다. 스승, 그리고 도반(道伴)들과 지내다 보면 쓸 돈이 부족하다 할지라도 날마다 좋은 날이 전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