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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神不死
힘을 빼고 고요히 움직여라. 기운(氣運)이 일어날 것이다. 가늘고 길게 숨을 쉬어라. 기운이 모일 것이다. 의식을 모아 기운을 하복(下腹)의 중앙 단전으로 보내라.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단전(丹田)이 열리고 말 것이다. 그것이 단전호흡이다. 기운을 모으고 의식과 호흡을 계합해 삶고 찌라. 그것이 양신(養神)이다.
말은 무성하지만.. 자기를 아는 사람은 너무 희귀(稀貴)하다. 자기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몸이 부실하거나 없는 사람은 사람으로선 부족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기운(氣運)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기운이 없어도 그것은 사람이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세 번째, 자기 마음을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 마음은 몸과 마음을 조정하는 사령관 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도 마음도 기운(氣運)도 '나'는 아니다. 그것들은 무상(無常)하기 때문이다. 그것들 뒤에 그것들을 지켜보는 신령(神靈)한 물건이 있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것을 챙기는 것을 수행이라 하고, 늘 그것과 함께하는 자를 가리켜 '깨달은 자' 혹은 '부처'라 한다. 그리고 기운까지 자유자재한 사람을 신선(神仙)이라 부..
우리는 에너지 속에서 삽니다. 에너지는 생긴 적도 없고, 없어지지도 않지만, 모든 일을 합니다. 그것은 빛을 주고, 열(熱)을 주고, 모든 것을 움직이게 합니다. 그것이 없으면 밥을 먹을 수도 없고, 잠을 잘 수도, 사랑도 안 되고, 심지어 깨달을 수도 없습니다. 그것은 선(善)하지도 악(惡)하지도 않지만, 모든 작용의 주체(主體)가 되고 깨달음으로도 인도합니다. 사람들이 그것을 모르는 이유는 그것이 늘 우리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에너지를 우리말로 '기(氣)'라고 합니다.
'왜 이렇게 피곤한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왜 자도 자도 피곤이 안 풀릴까?'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삶이 리드미컬(Rhythmical)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필요할 때 피로를 풀지 않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것을 머리에 두고 살기 때문이다. 선도(仙道)의 가르침을 간단히 말하면,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라"이다. 그것이 자연의 삶이요, 리드미컬한 삶이다. 배고픈데 먹지 않고, 배부르면서도 먹으며, 졸린데 자지 않고, 졸리지 않은데도 자려고 한다. 게다가 해결할 수 없는 것, 포기해도 좋은 것을 가슴에 품고 산다. 그것이 현대인의 삶이다. 당연히 피곤을 짊어지고 살 수밖에 없지 않은가? 기운용(氣運用)을 통해 배는 따뜻하게, 머리는 시원하게 해줘야 한다. 나는 하루에 ..
요리사가 하나 있었습니다. 대출까지 써 가며 몇십 년 요리 연구를 하는 중에 얕은맛은 없어도 기운(氣運)이 돌아서 웬만한 병은 저절로 사라지며, 안목(眼目)도 열리는 신기한 음식을 개발해 냈답니다. 혼자 먹기 아까워서 사람들을 초대하여 정성으로 만든 음식을 대접했지만, 반응은 예상과는 다르게 그리 시원치 않았다지요. 사람들은 달고, 맵고, 기름이 흐르는, 우선 입에 맞는 음식들을 더 좋아하기 때문이었답니다. 어느 날부터 그는 초대하기를 중지하고 음식을 조금씩만 만들어 가치를 아는 사람들끼리만 나누기 시작했답니다. 물론 대문은 언제나 열려 있고 애써 찾아오는 손님에게는 맛보기 음식을 한 접시씩 내준답니다. 그는 늘 편안하답니다. 음식 장사를 할 것은 아니니 손님이 적어도 행복하답니다. 그의 꿈은 우리가 경..
전신(全身)의 기운(氣運)이 통일을 찾게 되어 깊은 호흡(胎息)으로 이어지면, 보고, 듣고, 느끼고, 알아채는 알음알이 모두(見聞覺知)가 그 자리로 연결됩니다. 그리되면 일상생활 모두를 본래면목(本來面目)에 비추며 살게 됩니다. 30년을 닦아야 비로소 안정을 이룬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운(氣運)을 사용하지 않고, 단순히 말이나 글에 따른 관념(觀念)에 의존했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그 자리를 보았다면(見性), 그때 상당한 기운을 느끼게 됩니다. 본인이 일부러 무관심하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하늘이 준 기회를 왜 흘려 버립니까? Mindfulness가 되면 저절로 전신이 기운에 휩싸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호흡과 연결하여야 합니다. 숨은 생명입니다. 숨과 하나가 되고 나면 그 후부터는 따로 챙기지 않아도..
기운(氣運) 떨어지고, 몸이 여기저기 아파 오면, 돈이고 사랑이고, 다 필요 없어진다. 게다가 기억도 가물가물, 치매 소리까지 듣게 되면 이러려고 내가 그리도 애를 쓰고 살았나, 만감이 교차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운이고, 기운만 있으면 코로나도 어찌할 수 없다. 기운이 없으면 그까짓 깨달음이 무슨 소용인가? 기운이 난조(亂調)를 하면 그것도 왔다 갔다 하는데... 무엇보다 먼저 기운부터 챙겨야 한다. 기운이 돌면 여기저기 아프던 것도 슬슬 꼬리를 내린다. 속이 불편해 진수성찬이 그림의 떡인데, 명품 옷은 무엇이고, 값비싼 장신구는 또 무엇인가? 이 목숨 사라지면 그 무엇도 아닌 것에 왜 정성을 바쳤던가, 후회만 남는다. 기운부터 챙겨라. 일어나 걸을 힘만 있으면 가능성이 있다. 기운부터 챙기고 나..
오늘은 정암 선생님과 함께 강화읍에 있는 대한성공회(大韓聖公會) 강화성당(江華聖堂)을 찾았다. 이곳은 대한제국 시대에 세워진, 현존하는 한옥 교회 건물로서도 가장 오래된 성공회 성당이다. 내부로 들어서자, 그 분위기가 너무나 차분하고 정갈하여 마음이 저절로 가라앉았다. 내용은 분명 서양의 것인데, 조선 기와를 이고 있어서인지 원래 우리의 것인 것처럼 전혀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내부로 들어서니 오히려 원조 성당에 해당하는 런던의 세인트 폴(Saint Paul’s) 대성당(훨씬 크고 웅장하다)에 가서 성가대의 찬송을 들을 때보다 더 몰입되었고, 작고 소박한 의자에 앉으니 나도 모르게 숙연함과 간절함이 마음 한가운데 쿵 하고 자리 잡는 것이었다. 순간, 옛날 그 시절,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을 내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