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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神不死

근세에 경허(鏡虛)만한 선지식(善知識)이 없다고들 말합니다.불문(佛門)에 들어 대강백(大講伯)으로 이름을 떨쳤고, 속인(俗人)으로부터 전해진 "소가 되더라도콧구멍 없는 소가 되야지(牛無鼻孔處)" 한마디에 대오(大悟)를 했다고 전해집니다.해인총림(海印叢林)의 조실(祖室)이 되어 조선(朝鮮)의 선풍(禪風)을 되살리고,만공(滿空), 혜월(慧月), 수월(水月) 등 역사에 남는 혁혁한 제자들을 길러냈다지요?그랬던 그가 왜 술과 고기를 즐기는 파계(破戒)의 중노릇을 하다가마침내는 불문(佛門)을 등지고 함경도 갑산(甲山)에 숨어 유인(孺人)으로 살았을까요?그리고 왜 찾아온 애제자(愛弟子) 만공(滿空)에게도 자기의 사정을 알리지 않고끝내 저세상으로 떠나고 말았을까요?내적(內的) 깨달음만으로는 그의 그릇을 충족시키지는 ..
달과 손가락
2023. 3. 3. 13:17

경허(鏡虛)가 조실(祖室) 자리를 버리고, 삼수갑산에 가서 박난주로 훈장으로 살다 죽은 것이 전생(前生)의 업(Karma)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인간관계에 얽혀 남들이 이해할 수 없는 삶을 사는 사람도 물론 있다. 하지만 그것 역시 생각이 만들어내는 가치관의 결과다. 확고부동한 의지가 있다면 어떠한 경우라도 물러설 수는 없다. 그것 역시 업(業)의 결과라는 주장에 누구도 답을 낼 수는 없고... 사람의 구조는 더 낫다고 생각하는 길을 선택하게 되어 있다. 그것을 業이라 생각하든 남들의 무어라 평가하든 말이다.
달과 손가락
2023. 2. 27. 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