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경허에 대한 의문 본문
근세에 경허(鏡虛)만한 선지식(善知識)이 없다고들 합니다. 불문(佛門)에 들어 대강백(大講伯)으로 이름을 떨쳤고, 속인(俗人)으로부터 전해진 "소가 되더라도 콧구멍 없는 소가 되야지(牛無鼻孔處)" 한마디에 대오(大悟)를 했다고 전해집니다.
해인총림(海印叢林)의 조실(祖室)이 되어 조선(朝鮮)의 선풍(禪風)을 되살리고, 만공(滿空), 혜월(慧月), 수월(水月) 등 역사에 남는 혁혁한 제자들을 길러냈다지요?
그랬던 그가 왜 술과 고기를 즐기는 파계(破戒)의 중노릇을 하다가 마침내는 불문(佛門)을 등지고 함경도 갑산(甲山)에 숨어 유인(孺人)으로 살았을까요?
그리고 왜 찾아온 애제자(愛弟子) 만공(滿空)에게도 자기의 사정을 알리지 않고 끝내 저세상으로 떠나고 말았을까요?
내적(內的) 깨달음만으로는 그의 그릇을 충족시키지는 못한 것이 아닐까요?
그가 최종(最終) 갈구(渴求)는 견성(見性) 공부 초장(初場)에 그를 이끌었던 실질적인 생사해탈(生死解脫)이 아니었을까요?
그래서 불문(佛門)의 누구와도 뜻을 나누지 못하고 혼자 냉가슴 하며 生을 마무리한 것이 아닐까요?
실로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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