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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손가락

타인에게 깨우침을 줄 수 있는가?

알아챔 2017. 8. 28. 15:44

우리는 당사자의 도움 없이 누구에게 무엇도 줄 수 없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할지라도 상대가 그 가치를 모르고 있다면 말이다. 오히려 그는 우리의 선의를 의심할 수 있다. '그렇게 좋으면 당신이나 많이 하라.' 그는 그렇게 말할 것이다. 그런 행위는 무의미하다. 

 

상대가 청하지 않는 것을 주려하는 것처럼 바보같은 일은 없다. 정말 주고 싶다면 가급적 요구해 오더라도 한번 정도는 그냥 못 들은 척 흘려 듣는게 오히려 효과적이다. 심심해서 그냥 한번 말해본 것에 지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각자는 말했다. '불고기 장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벌 것이라 믿는다면 타인에게 권하기 전에 먼저 불고기 장사를 해서 보여줘라. 너도 나도 불고기 장사를 시작할 것이다.'라고 말이다. 

  

깨달음(견성)은 직접 체험해 본 사람들이나 비로소 그것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이란 것을 안다. 그냥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번쩍이는 근사한거, 짜릿한거, 우쭐할 수 있는 것이 더 좋아 보인다. 누군가 말했다. '자전거 뒷자리에 매달려 느긋하게 휘파람을 부는 것보다는 호화스럽게 차리고 메르세데스 뒷자리에 앉아 조마조마 전전긍긍하는게 더 낫다'고...  

 

깨달음을 얻으면 일단 쓸데없는 근심 걱정으로부터, 결핍감과 두려움으로부터...자유를 얻는다. 데살로니전서 5장에서 처럼 '항상 기쁘고 범사에 감사하게 된다. 그러다보니 시간만 있으면 기도하게 되지 않겠는가? 그래서 선인들은 그 자리를 가리켜 최선의 쾌락, 열반락(涅槃樂) 지극한 복, 지복(至福이)라 했다.

 

시탈타는 정견(正見)을 제 1의 자리에 두었다. 바른 견해만 가지면 더 이상 어려움은 어려움이 아니고 괴로움도 괴로움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타인에게 깨우침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누구라도 이미 깨우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무리 '고개를 돌려봐. 문제는 사라져'라고 외쳐도 그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 그의 관심사는 다른 쪽에 이미 가 있다.  아마 그에게는 '견성이 세수하다 코만지는 것보다 더 쉽다'는 소리는 놀리는 말로 들릴지 모른다. 

 

진정 그를 아끼고, 그녀를 사랑한다면, 집착을 버리고 느긋하게 기다리는 마음이어야 한다.

 

'노력 역효과'라는 말이 있다. 시절인연이 올 때까지... 그가 지칠대로 지쳐 '더 이상 이것은 아니야'고 말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라. 맥없이... '깨달음, 견성 어쩌고 저쩌고...'하고 떠드는 것은 오히려 혐오감을 줄 수 있다.  

 

조용히 그가 다가와 진정으로 도와달라고 할 때까지 끈기있게 기다리라. 그것이 지혜이다. 착각하지 말라. 우리는 절대로 타인을 깨우쳐 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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