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깨우침의 체험, 그리고... 본문

虛其心

깨우침의 체험, 그리고...

thedaywemet 2019. 4. 4. 08:00

하늘이 열려 한없이 펼쳐지는 공간, 이 몸이 모두 녹아 우주와 하나가 되어 만상(萬相)이 모두 내 안에 들어오는 신비로움, 

꽃비가 내리고 나를 반기는 천사들의 합창 소리, 신불(神佛)의 품 안에 안긴 것 같은 형용하기 어려운 포근함, 

마음속 의문이 모두 무너져 내린 한갓지고 후련한 마음, 이어서 무슨 일도 가능할 것 같은 자신감.

오랫동안 자기를 바쳐 道를 간절히 구했던... 그런 배려라도 없다면 영영 좌절의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 우려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진통제와 같은 배려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깨달음은 아닙니다. 

온 것은 떠나가기 마련입니다.  체험의 감동 역시 그 범주를 넘지 못합니다. 한시적입니다. 

하지만 유용합니다. 그런 체험이 계기가 되어 수행자를 가고, 또 가게 만들어, 결국은 不生不滅 不常不斷 不來不去 不一不二의 최종적 자리에 도달하게 해 주는 방편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너무 부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체험이 없어도 道를 사모하는 마음이 변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에게 사탕발림 체험은 필요치 않습니다. 오히려 수행의 과정을 번거롭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은 의심치 않고 뚜벅뚜벅 그 자리를 향해 갑니다. 다소 시간이 걸린다 해도 개의치 않습니다. 

가끔은 비틀거리기도 하지만, 목표를 향한 일편단심은 흐트러지지 않습니다. 이번 生이 아니면 다음 生이라도 상관없다는 단단한 인연의 사슬이 그를 결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체험은 큰 행운이지만, 그보다 더 큰 복은 체험에 좌지우지 않는 사람이 가진 믿음입니다. 

그의 마음은 오면 오는대로, 가면 가는대로 요동치지 않습니다. 

깨달음(見性)이란 멀리서 오는 것이 아니라, 가늠이 불가능한 매우 가까운 곳에서 문득 찾아 오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728x90
반응형

'虛其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1) 2019.04.13
핵심에서 빗나갔다  (2) 2019.04.11
설득당하십시오  (1) 2019.03.15
스트레스  (1) 2019.03.13
긴장하지 마세요  (0) 2019.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