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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바라봄

여기저기가 쑤신다고?

thedaywemet 2020. 5. 23. 08:00

힘들게 걸어오는 모습이 안쓰럽다. 늘 팔다리가 쑤신다고 했다.

그는 내 초등학교 1학년 때 짝꿍이었다. 그런데 10년 전부터 당뇨병을 앓게 되었고, 심장 수술도 두 번 했다고 했다.

어려서부터 그는 나보다 훨씬 건강했고, 체력도 월등해 태권도 4단에 마라톤도 했다.

사회에 나와서 대인관계도 좋았고, 사업도 승승장구했다.

불교를 신앙하고 있었고, 생자(生者)는 필멸(必滅)이란 말을 자신 있게 입에 달고 살았었다.

이제 그에게 큰 재산은 거의 필요가 없다. 새로 얻은 젊은 부인으로부터도 무시를 받고 사는 듯했다.

술 자랑을 그리도 하고 살더니, 이젠 소주 반병도 못 먹는다고 했다. 부부관계는커녕 소변도 시원하게 못 본다고 했다.

"내가 몸 관리를 너무 안 한 것 같아"라고 측은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며 나를 아끼던 선배 조자룡 선생(불무도협회 회장)이 생각났다.

"아우님을 따라 태극권을 하겠다고 약속해놓고 말 안 듣고 쓸데없는 짓만 했어. 암도 다 내 탓이야"라며 눈물을 흘리던 그, 사흘 후 60년밖에 살지 못하고 극락으로 갔다.

"건강을 잃어보니 진짜 아무것도 필요 없어. 지금이라도 자네 따라 단전 수련을 하면 다시 건강해질 수 있겠나?"

묻는 짝꿍에게 나는 시원하게 답했다. "그럼, 그렇고말고. 이제 70밖에 더 되었나? 이 좋은 세상에 한 이십 년은 더 살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쑤시던 거 진짜 없어진다네."

고개를 끄덕이며 간 그가 진짜 말한 대로 강남 고급아파트를 버리고 내 곁 강화로 이사 오게 될까?

아마도 마나님은 안 따라올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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