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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神不死

손녀딸 다혜(多慧)만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아마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늘 방글방글 미소 짓고 있기 때문이다.그녀에겐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다.이제 3살인 그녀에게 삶은 큰 축복이다.아침에 잠에서 깨면 엄마 뺨에 뽀뽀하며 말한다. "아이 좋아"그녀의 손에 들어가면 무엇이든 재밌는 장난감이 된다. 숟가락이든, 책이든, 휴지든, 나무 조각이든, 간장 종지든...칭얼대는 법이 없고, 잠이 오면 조용히 침대방에 가서 스스로 눕는다.그녀에게선 삶의 어려움을 찾을 수 없다.수중에 돈 한 푼 없고, 명품 옷도 하나 없으며,골프 클럽 회원권도, 고급 승용차도, 강남에 아파트도, 번듯한 직장도 없지만 말이다.그녀에겐 "삶은 일체가 고통"이라는 부처의 말이 가스라이팅일 뿐이다.그녀는 집착을 버리려고 애쓰지 않는다.마음속 어..

사람이라면 마땅히 자기가 누군지를 깨우치고, 무엇이 이 몸을 움직이고 생각을 일으키게 하는지, 그 이치를 알아야 한다.아니라면 속절없이 지구에 왔다 사라지고 마는 속물에 지나지 못할 것이다.태어나 사회의 일원으로 사느라 바빠 그런 일에 관심 가질 여유가 없었더라도 여생마저 이렇게 의미 없이 살다 갈 수는 없지 않겠는가?우리는 육체와 에너지 그리고 정신, 즉 정기신(精氣神)의 집합체이며, 그중 하나만 빠져도 살아있는 사람이라 할 수가 없다.그러므로 자기 공부법은 먼저 몸(精)을 다스리고, 이어 에너지(氣) 운영을 배우고, 나아가 의식 세계(神)를 깨우쳐 가는 순서가 무난하다.먼저 자성(自性)을 깨우치는 것으로 공부를 시작해도 틀리다 할 수는 없겠으나, 그런 경우는 몸과 에너지를 소홀히 하게 마련이라 반쪽 ..

어디로 갈 필요는 없습니다. 하느님, 부처님은 어디에나 있으시므로(無所不在), 어디에서 기도하든 그는 듣습니다. 반복해서 기도하지 마십시오. 그는 귀머거리가 아니므로 짜증 날 뿐입니다. 그에게 무엇무엇을 해달라고 졸라서는 안 됩니다. 그는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계시며,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지 않아도 이미 우리의 죄를 모두 사하셨습니다. 그에게 악에서 구해 달라고 기도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겐 알아서 선을 행하고, 악을 멀리할 능력이 있습니다. 기도는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를 이해하는 행위입니다. 그는 지금 사탄과 대립 중에 있습니다. 알고 계시듯 성직자들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탄 편에 서 있습니다. 그들이 돈과 권력 명예에 목숨 거는 것은 그런 이유 ..

생각보다 먼저 있고, 생각 후에도 여여(如如)한 고요한 실재, 누구에게나 있는 '그것'을 알아채는 것이 깨달음이다.그것을 알아채고 나면 일단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외로움과 우울한 느낌들이 힘을 쓰지 못한다.집착이 줄어들어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지는 않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 법은 없다.그 자리가 만물을 만드는 주체이기 때문이다.이것을 모르고, 그것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살기 때문에 사람들은 돈과 명예를 얻어도 늘 불안하고 만족이 없이 사는 것이다.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바로 그 자리는 나타난다.늘 우리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객승이 물었다. "한 물건도 없는데, 무엇을 내려놓습니까?" 조주가 말했다. "내려놓기 싫으면 지고 가거라." 내려놓는다는 것은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집착하지 말라는 말이다. 하지만 어두움(無明) 속에선 집착 말고 다른 방도가 없다. 그냥 흘러가면 되는 것이다. 내려놓고, 지고 가는 것은 둘이 아니다. 그냥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면 된다. 남김없이 내려놓았다 생각되면, 내려놓고 있는 그놈도 내려놓아야 한다.

적어도 50살 이상 살았다면 그동안 적어도 몇천 명의 사람은 만났을 것이다. 재밌게 놀아주던 동네 친구들, 초등, 중등, 대학의 친구들에서 시작해, 나를 좋아했던 사람, 내 가슴을 절절하게 했던 사람, 내가 필요해 만난 사람들, 나를 필요로 해서 만난 사람들, 사람들... 그들은 지금 모두 어디에 있는가? 그 중엔 이 사람이라면 평생 친구로, 동료로, 동반자로 하고 싶은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폰 속에 전화번호라도 남아 있는가? 아마도 패티의 노래 속, "어쩌다 생각이 나겠지요"처럼 되었을 것이다. 여간한 로맨티스트가 아니라면 아직도 "그렇게 사랑했던 기억을 잊을 수는 없을 거야"라고 읊조리지는 않을 것이다. 필요가 다해 사라진 사람들, 사소한 오해로 절교한 사람들, 사람들....

꼭 해야 할 일은 하지만, 무리하지는 않는다. 세상을 좋은 쪽으로 바라보며 혐오하지 않는다. 과거사에 아쉬움이 없으며, 미래에 대해서도 집착하지 않는다. 돈과 명예에 마음을 두지 않고, 나그네처럼 산다. 늘 자성(自性)을 지키며, 관심사는 돌아갈 세상(仙界)에 맞춰져 있다. 늘 깨어서 고요함을 잃지 않고 산다. 일이 마무리되면 미련없이 떠날 것이다. 그것이 인선(人仙)의 삶이다.
일률적으로 말하지 말자. 그리하면 오류가 생기기 십상이니... 지우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살려내려 하는 사람도 있듯이 번뇌(煩惱) 역시 그것을 혐오하는 사람이 있다면 즐기는 사람도 있다.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 번뇌가 곧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번뇌가 곧 나이며, 번뇌를 버리고는 누구라도 살아 남을 수 없다고 믿는다. 번뇌가 단지 괴로움 만이 아니고 삶의 원동력이 된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그대로 두라. 남으로부터 받은 잣대를 가지고 그들을 재단하려 하지 말라. 그가 맞고 당신이 틀릴지 누가 알 수 있는가? 佛道가 지우는 것이라면 仙道는 살려내는 것이다. 어느 한쪽을 옳다고 말하지 말라. 혹시 세상 모두가 괴로움(一切皆苦) 뿐이라고 믿고 있다면 흔적을 남기지 말고 조용히 여기서 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