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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神不死
어디로 갈 필요는 없습니다. 하느님, 부처님은 어디에나 있으시므로(無所不在), 어디에서 기도하든 그는 듣습니다. 반복해서 기도하지 마십시오. 그는 귀머거리가 아니므로 짜증 날 뿐입니다. 그에게 무엇무엇을 해달라고 졸라서는 안 됩니다. 그는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계시며,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사하지 않아도 이미 우리의 죄를 모두 사하셨습니다. 그에게 악에서 구해 달라고 기도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에겐 알아서 선을 행하고, 악을 멀리할 능력이 있습니다. 기도는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를 이해하는 행위입니다. 그는 지금 사탄과 대립 중에 있습니다. 알고 계시듯 성직자들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탄 편에 서 있습니다. 그들이 돈과 권력 명예에 목숨 거는 것은 그런 이유 ..
생각보다 먼저 있고, 생각 후에도 여여(如如)한 고요한 실재, 누구에게나 있는 '그것'을 알아채는 것이 깨달음이다. 그것을 알아채고 나면 일단 근심 걱정이 사라지고, 외로움과 우울한 느낌이 힘을 쓰지 못한다. 집착이 줄어들어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지는 않지만,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 법은 없다. 그것이 만물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모르고 그것의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살기 때문에 사람들은 돈과 명예를 좇으면서도 늘 불안하고 만족이 없이 사는 것이다.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바로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데...
객승이 물었다. "한 물건도 없는데, 무엇을 내려놓습니까?" 조주가 말했다. "내려놓기 싫으면 지고 가거라." 내려놓는다는 것은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집착하지 말라는 말이다. 하지만 어두움(無明) 속에선 집착 말고 다른 방도가 없다. 그냥 흘러가면 되는 것이다. 내려놓고, 지고 가는 것은 둘이 아니다. 그냥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면 된다. 남김없이 내려놓았다 생각되면, 내려놓고 있는 그놈도 내려놓아야 한다.
적어도 50살 이상 살았다면 그동안 적어도 몇천 명의 사람은 만났을 것이다. 재밌게 놀아주던 동네 친구들, 초등, 중등, 대학의 친구들에서 시작해, 나를 좋아했던 사람, 내 가슴을 절절하게 했던 사람, 내가 필요해 만난 사람들, 나를 필요로 해서 만난 사람들, 사람들... 그들은 지금 모두 어디에 있는가? 그 중엔 이 사람이라면 평생 친구로, 동료로, 동반자로 하고 싶은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폰 속에 전화번호라도 남아 있는가? 아마도 패티의 노래 속, "어쩌다 생각이 나겠지요"처럼 되었을 것이다. 여간한 로맨티스트가 아니라면 아직도 "그렇게 사랑했던 기억을 잊을 수는 없을 거야"라고 읊조리지는 않을 것이다. 필요가 다해 사라진 사람들, 사소한 오해로 절교한 사람들, 사람들....
꼭 해야 할 일은 하지만, 무리하지는 않는다. 세상을 좋은 쪽으로 바라보며 혐오하지 않는다. 과거사에 아쉬움이 없으며, 미래에 대해서도 집착하지 않는다. 돈과 명예에 마음을 두지 않고, 나그네처럼 산다. 늘 자성(自性)을 지키며, 관심사는 돌아갈 세상(仙界)에 맞춰져 있다. 늘 깨어서 고요함을 잃지 않고 산다. 일이 마무리되면 미련없이 떠날 것이다. 그것이 인선(人仙)의 삶이다.
일률적으로 말하지 말자. 그리하면 오류가 생기기 십상이니... 지우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살려내려 하는 사람도 있듯이 번뇌(煩惱) 역시 그것을 혐오하는 사람이 있다면 즐기는 사람도 있다.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 번뇌가 곧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번뇌가 곧 나이며, 번뇌를 버리고는 누구라도 살아 남을 수 없다고 믿는다. 번뇌가 단지 괴로움 만이 아니고 삶의 원동력이 된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그대로 두라. 남으로부터 받은 잣대를 가지고 그들을 재단하려 하지 말라. 그가 맞고 당신이 틀릴지 누가 알 수 있는가? 佛道가 지우는 것이라면 仙道는 살려내는 것이다. 어느 한쪽을 옳다고 말하지 말라. 혹시 세상 모두가 괴로움(一切皆苦) 뿐이라고 믿고 있다면 흔적을 남기지 말고 조용히 여기서 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