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증오 (1)
谷神不死
돈오(頓悟)란 단박 깨우침이다. 그것은 언제 올지 모른다. 기다린다고 빨리 오지 않는다. 도무지 예상할 수 없다. 도적같이 온다. 누구는 샛별을 보고, 누구는 닭 우는 소리에, 누구는 스승의 말 한마디에, 누구는 책을 읽다가, 누구는 절망적 죽음 직전에 홀연히 깨달음이 왔다고 한다. 또 며칠을 걸려 마치 아침 해가 솟듯이 서서히 밝아졌다는 사람도 있다. 頓悟가 오고 나면 마음이 잡히고 본격적인 공부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의심들이 풀려나간다. 그 후에는 경전이나 선배들의 어록을 읽거나 선지식들을 직접 만나 내 깨달음의 진위(眞僞)를 가늠하여 의심들이 남김없이 사라져야 한다. 그것을 통해 화두(話頭)는 물론이거니와, 깨닫겠다는 마음 역시 완전히 타파되어야 한다. 그것이 해오(解悟)이다. 頓悟와 解悟가 분명하..
和光同塵
2019. 12. 23. 1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