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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神不死
시집을 가거나, 하던 일을 뒤로 하고 절로 들어가는 것을 '출가(出家)'라 한다. 하지만 '가출(家出)'이라 하면 불량(不良)해 보인다. 요즘 출가하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한다. 삶에 지쳤고, 속세(俗世)에서는 '자기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이유란다. 하지만 삶에 지쳐 가족과 생업을 떠난다면 그것은 가출이라 해야 옳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를 찾는답시고 머리 깎고 절로 가거나, 인도나 미얀마 히말라야로 떠난다는 사람에게 묻고 싶다. 찾는다는 그 '자기(自己)'를 절에서, 인도에서, 히말라야에서 잃어버렸는가? 늦은 밤 가로등 밑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는 여인에게 행인이 물었다. "무엇을 찾고 계신가요?" "바늘을 찾고 있습니다." "바늘을 어디서 잃으셨는데요?" "바느질하다 방에서 잃..
에고(自我; ego)를 부정하는 사람처럼 egotistic한 사람은 없다. 그들은 에고와 자기를 구별하려 하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에고를 부정하지 말라. 에고를 부정하는 것은 자기(自己)를 부정하는 것이다. 에고를 죽인다고 협박하지 말라. 에고는 당신이 죽기 전까진 죽지 않는다. 혹시 당신이 죽어도 에고는 살아남을지 모른다. 에고란 우리말로 하면 자아(自我)이다. 어디서 얻어온 것인지는 몰라도 ‘내가 없다’는 자가당착에 빠지지 말라. 내가 곧 에고이기 때문이다. 에고를 잘 살피며 사는 사람, 그야말로 깨달음에 가까이 있는 사람이다.
돈이 있어도, 지위가 있어도, 왠지 무언가가 빠진 것 같고, 외롭고 우울해지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돈과 지위가 없어 불안하다면 이해가 되지만, 있을 것 다 있으면서도 여전히 만족함이 없으니 이 노릇을 어찌합니까? 그런 일은 자기가 누군지를 모르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자기가 누군지를 모르니 돈이 있어도 내 것이라 할 수 없고, 지위(地位) 역시 내 것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 귀에 들리는 것, 마음속의 느낌들은 모두 내 것이 아니며, 당연히 이 몸과 마음 역시 나라고 할 수 없다면... 그러면 나는 누구입니까? 한시도 떨어져 있지 못하면서도, 무슨 일을 하던지 항상 같이하면서도, 그것이 나인지를 모르고 살고 있으니 환장할 일 아닙니까? 그러니 허전하고, 외롭고, 우울함이 가시지 않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