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세상살이 (2)
谷神不死

깨닫는 일 외에는 세상에 할 일이 없으며, 깨닫고 나면 아무 할 일이 없다고 주장하는, 자칭 '깨달았다'는 사람이 있었다. 내가 매일 태극권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몸과 마음을 떠나야 하는데, 그런 건 왜 하느냐?"고 시비를 걸어왔다. 나는 답했다. "그리 말하는 그대도 밥은 먹지 않는가? 이해될는지 몰라도, 나에게 태극권은 밥 먹는 일과 같다." 깨달음 흉내를 내느라 목욕도 안 하고 지내던 사람 몇을 나는 알고 있다. 옆에 가면 악취가 진동했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저세상으로 떠났다. 깨달은 사람에게도 몸과 마음이 있다. 그러므로 먹어야 하고, 목욕도 해야 하고, 청소도 하고, 사랑도 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일들을 하느라 바빠서 깨달음에는 관심조차 없는 것이 문제는 문제지만 말이다.
자연무위(自然無爲)란 말은 ‘스스로 그러하므로(自然), 애쓸 필요가 없다(無爲)’는 뜻이다. 같은 뜻으로 선가(仙家)에서는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라”고 했다. 너무나 당연하고 쉬운 이야기다. 단지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뿐이다. 이것에 대한 이해 하나로 세상의 모든 어려움은 끝나며, 그야말로 날마다 좋은 날이 되는데 말이다. 그럼, 생각해보자. 세상 이치가 정말 스스로 그러한지(自然)? 맘에 드는 일이든, 맘에 안드는 일이든,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손댈 수 없이 저절로 그렇게 된다는 말인가? 그렇다. 세상을 살만큼 살아보고 조금만 생각이란 걸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렇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원래가 그러하기 때문이다. 왜 애쓸 필요가 없다(無爲) 하는가? 애를 써봐야 결과는 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