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벗어남 (1)
谷神不死

내가 없는데, '내가 없다'는 말은 누가 하는가? 정말로 내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면 '내가 없다'는 말조차 할 수가 없다. 없는 놈이 무슨 말을 한단 말인가? 입으로는 내가 없다고 말하면서 자리다툼하고, 계율 어겨가며 재산 모으고, 축첩하고 노름에 골프치고 다니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말이다. 그것도 별 직책을 가지지 않은 승려가 그리한다면 모를까, 최고위 직책을 가진 사람들이 그러고 있다면 그것을 일부가 저지르는 개인적 불찰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있으니 맛있는 것도 찾고, 남의 위에 서려 하고, 여자 구해 자식까지 보려고 하는 거 아닌가? 내가 있어야 나를 깨닫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 없는 '나'가 왜 고(苦)에서 벗어나야 하고 없는 '나'가 왜 깨달아야 한단 말인가? 실로 황당한 일..
달과 손가락
2023. 3. 10. 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