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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神不死
佛家의 공적(空寂)을 仙家에선 허(虛)라 칭한다. 虛(空)는 텅 비어 있기도 하고, 가득 차 있기도 한 근본적 자리이다. 그곳으로부터 "알아차림"과 만유(萬有)가 출현한다. 그 알아차림(作用)이 없이는 하늘 땅은 물론 하느님도 존재할 수 없으므로, 老子는 그것을 가리켜 "하느님(上帝) 보다 먼저"라 하였다. 알아차림을 통해 우리는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고, 느껴지는 모든 것(있음)을 확인하며, 만유의 연기성(緣起性)을 알게 되는데, 그것을 초견(初見)이라 한다. 마침내는 그 알아차림의 근원자리인 虛(空寂)와 완벽한 계합(契合)을 하게 되는데, 그것을 가리켜 확철대오(確徹大悟)라 한다. 깨달음이란 앞에서 언급했듯,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를 알아챈 것이며, 그것은 어렵지 않다. 헐떡이는 마음을 조금만 가라..
견성보다 득명 仙道는 견성(見性)보다 득명(得命)에 더 정성을 들인다. 견성은 무위법(無爲法)이지만, 득명은 유위행(有爲行)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견성을 위해선 애를 쓸 필요가 없다. '견성은 세수하다 코 만지는 것보다 쉽다'는 말이 있듯이...사실상 말 몇 마디에도 알아챌 수 있는 것(言下大悟)이기 때문이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어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을 뿐, 이미 모든 사람이 깨달아있다. 견성을 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전신에 흐르는 강한 기운을 감지한다. 그것은 이제부터는 득명공부에 관심을 가지라는 하늘의 계시이다. 견성과 득명은 동반관계이므로, 견성 이후 득명까지 이루어야 제대로 된 완성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견성을 미루고 득명공부를 먼저 하기도 하지만 견성..
주리(主理)는 이(理), 즉 이치(理致)와 법칙(法則)이 세상을 이끈다는 주장(主張)이며, 주기(主氣)는 이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세상(世上)을 이끄는 것은 이(理)가 아니라 기(氣)라는 주장이다. 주리파(主理派)는 이발기수(理發氣隨; 理가 먼저고 氣는 뒤를 따른다)라는 말로 主理를 설명하며, 주기파(主氣派)는 기발이수(氣發理乘; 氣의 작용에 理는 단지 동행한다)로 主氣를 표현한다. 당시 主理와 主氣의 대립은 사회 전반적인 현상이었으며, 수행인들 역시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조선시대 초기엔 主理(朱熹, 退溪)가 주도하였으나, 개화(開化)가 이루어질수록 主氣(奇大升, 栗谷, 丁若鏞)의 실학(實學)에게 사실상 우위(優位)자리를 넘겼는데 작금(昨今) 역시 세계적 세태를 보면 수행세계(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