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나는 누구인가? (2)
谷神不死

돌쇠가 종이에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었다. 아빠가 물었다. “너 지금 뭐하니?” “응, 친구에게 편지 써” “너 글씨 모르잖아” “괜찮아, 그놈도 읽을줄 몰라.” 10분만 정신차려 들으면 알아들을 이야기를 몇 십 년, 몇 백 년을 들었어도 감감무소식, 먼 이야기가 아니고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가 “나는 누구인가?”이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날까? 첫째, 알려주고픈 마음이 없다. 둘째, 겉으론 듣는 척 해도, 돈이 안 되는 그런 주제엔 관심이 없다. 셋째, 사실 이야기하는 놈도, 듣는 놈도 자기들이 서로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모른다. 코메디 아닌가?
달과 손가락
2023. 2. 25. 09:08
돼지들이 소풍을 갔답니다. 들을 지나 한참을 가다가 문득 한 마리가 없어진 듯하여 세어보니 웬일입니까. 9마리뿐이었습니다. 떠날 땐 분명 10마리였는데 말입니다. 잘못 세었는가 하여 다른 돼지에게 세어 보게 해도 역시 9마리뿐이었습니다. 돼지들은 꿀꿀대며 걱정에 잠겼답니다. 돼지들이나 우리나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암만 '나는 누구인가?'를 탐구해도 자기가 누군지 모르니까 말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하는 그놈이 바로 '나'인데 말입니다. 달리 생각하면 돼지들이 우리보다 나은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돼지들은 숫자라도 세어보니 말입니다. 우리들은 너무도 바빠서 숫자도 세지 않고 분주히 달려가기만 하지요.
일상 속 바라봄
2019. 3. 4. 2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