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谷神不死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생각을 한다는 것은 생각하는 주체가 있다는 것이며, 그것이 '나라는 존재'를 증명한다는 데카르트의 가설이다.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그것을 있게 한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가설(假說)에 기초하여 인간들은 각기 자기 입맛에 맞는 神들을 조작(造作)하고 그것들을 우러르며 믿는다(信仰). 심지어 불교는 제법무아(諸法無我), 즉 "나라고 할만한 것은 없다"를 주장한 시타르타마저도 신격화(神格化)하여 그의 상(像)을 만들고 그 앞에 엎드리고 있다. 생각이 없다면 과연 나는 없을까? 미미하고 무어라 말하기는 어려워도 생각이 없다는 것, 내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아챈 '그놈'은 끝까지 남지 않던가? 그것을 알아챘다면 당신은 문 하나를 통과한 셈이다. 나는 누구인가?
달과 손가락
2023. 3. 13. 05: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