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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손가락

무엇이 나인가?

알아챔 2023. 3. 16. 09:05

설명을 아주 쉽게 하는 사람은 핵심을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 내용을 잘 파악한 사람은 이야기를 초등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한다.

쉽게 하는 이야기를 어렵게 들으려 하지 말라. 그가 단순히 이야기한다면, 나도 단순하게 들으면 된다.

해석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이미 머릿속에 든 생각으로 짜 맞추려 할 때 이야기는 이미 곡해(曲解)되고 만다.

"천국은 어린아이의 것이다"라는 예수의 말을 새겨들어야 한다.

지식과 경험이 많은 사람이 의외로 깜깜하고 답답한 경우가 공부처에선 너무 자주 일어난다. 안다는 것, 믿는다는 것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이 공부에는 방해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의 생각 역시 반복을 많이 할수록 그렇게 길이 나는 법이어서, 한 번 길이 나면 좀처럼 바꾸기가 쉽지 않다.

이야기를 잘 알아듣는지, 아닌지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있다.

들으려 해야 한다. "지도무난유혐간택(至道無難有嫌揀擇)"이라 했다. 분별(分別)을 내려놓을 때 활연대통(豁然大通)할 것이다.

스승들이 '깨어 있으라', '내려놓으라' 말을 자주 하는 이유는 말함과 들음의 메커니즘을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슨 이야기를 듣더라도 일단은 내가 가진 지식으로 비추어 가늠하는 습관이 있다. 그러고는 내 생각과 맞으면 옳다 하고, 다르면 틀리다 하는 버려야 할 못된 버릇이 있다.

인생이란 게임과 같다. 게임이란 즐기기 위해 있다. 즐기면 될 것이지, 이기려 하지 말라. 이기려 하는 순간부터 게임은 투쟁이 되고, 삶은 뒤틀리게 되어 있다.

누군가 이야기를 하면, 머리 굴리지 말고, 순진하게 그냥 들어라. 그런다고 결코 손해가 나지는 않는다.

혹시 아는가? 그것으로 대오(大悟)를 이룰지... 해석 없이 그냥 듣는 태도, 그것이 깨달음으로 가는 첩경이다.

인위적(人爲的)이라 할지라도 Relax 하기를 강력히 권한다. 몸이 Relax 되면  마음 역시 Relax 될 수 있으며 그래야 사물을 있는 그대로 알아채게 되기 때문이다.

정(定)과 혜(慧)는 둘이 아니다. 定이 이루어지면 慧는 저절로 오게 되어있다.

定과 慧는 곧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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