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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시비 (2) 본문

和光同塵

이단시비 (2)

알아챔 2023. 3. 9. 08:17

세상에 종교(宗敎)가 이렇게 많은 것은 각기 다른 생각(敎理)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성교단에서는 신흥교단을 이단(外道)이라고 폄하하지만, 신흥교단 역시 기성교단이 경전(經典)대로 따르지 않는다 하여 역시 이단(異端)이라고 부릅니다.

종교개혁 이후 일어난 신교(新敎)는 그 후에 일어난 교단들을 이단(外道)이라 핍박하지만, 新敎 역시 舊敎(가톨릭) 입장에선 이단이며, 나아가 예수 역시 유대교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단이기는 매일반입니다.

그런 일은 불교(佛敎)에도 동일합니다.

근본불교(Theravada)는 대승(大乘)불교의 경전들을 부처님 말씀이 아니(非佛說)라 하여 논외(論外)로 하고 있으며, 대승불교 역시 근본불교를 소승(小乘)이라 부르며 폄하합니다.

근본불교, 대승불교 그리고 티벳불교로 불교가 세 갈래로 나누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부처님을 섬기는 입장에선 하나입니다.

기독교 종파가 수없이 많아도, 하느님(God)을 부정하는 교파는 없듯이 말입니다.

티벳 불교에 대해서는 나중에 알아보도록 하고, 오늘은 근본불교과 대승불교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겠습니다.

양자(兩者)는 각자 신봉하는 경전이 다르지만, 확연한 가르침의 차이는 아공법유(我空法有)냐, 아공법공(我空法空)이냐가 아닐까 합니다.

대승의 특유(特有)한 가르침 법공(法空)은 여러 가지로 설명될 수 있으나, 간단히 말하면 소승에서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신봉하는 삼법인(三法印: 無常, 苦, 無我)을 내려놓는 것(空)이라 보는 것이 편합니다. 金剛經의 말씀처럼 오온(五蘊)이 空한 분상에 三法印인들 어찌 힘을 유지하겠습니까?

물론 아주 없는 것은 아니고, 그 자리를 中道(眞空妙有)가 대체(代替)하지만 말입니다.

교리(敎理)가 다르다는 것은 생각이 다르다는 것이며, 그것은 결국 피차의 반목을 부르고, 심하면 전쟁을 피할 수 없게 되기도 합니다.

宗敎(최고의 가르침)는 하나가 마땅하고, 모두의 뜻이 하나로 융합된다면 더는 서로 다투지 않아도 될 텐데 말입니다.

정상에 오르고 보면 그동안 내 길만이 옳다고 주장해 온 것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오르는 길은 여럿이라도 정상은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기독교든, 佛敎든, 이슬람이든, 儒敎든, 仙道든, 모두를 아울러 하나가 되는 길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밝아지는 것(見性)뿐입니다.

그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인 中道(空)의 깨우침이요, 자연무위(自然無爲)요, 예수의 가르침인 성령(聖靈)을 입는 것입니다.

오온(五蘊)이 실재(實在)하든, 空하든, 유대교가 정통이든, 사랑 하나로 율법 모두를 덮은 예수가 옳든 그르든, 우리 모두에겐 그것들을 보고, 듣고, 느끼고, "그렇구나" 하기도 하는 밝은 상품(性品)이 변함없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것은 늘 여여(如如)합니다. 그것은  옳다거나 그르다거나, 하나라거나 둘이라거나, 영원하다거나 한계가 있다거나를 일체 따지지 않습니다.

세상 모든 가르침의 궁극(窮極)은 그것(性品)을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깨우친다면, 이 세상에 더 이상 반목과 다툼은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있으며, 그것이야말로 敎理를 만들어낸 바탕입니다. 그것은 한계를 지을 수 없어서 쉽게 보고 들을 수는 없지만, 뜻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至道無難)

그것은 모든 논리나 알음알이에 우선합니다. 누구도 그것을 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부정하고 있는 그것도 그 자리를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개벽(開闢)이라고도 하고, 지금 우리는 그쪽을 향해 한 발짝씩 빠르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개벽은 활짝 열려 밝아지는 것을 가리킬 뿐, 결코 세상 끝은 아닙니다. 일부에서는 열심히 그렇게 주장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開闢은 열릴 開, 열릴 闢, 글의 뜻 그대로 모든 것의 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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