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나의 스승님들 본문
나는 복을 많이 타고난 놈이다.
아버님 같은 이동현 선생님을 비롯하여 봉우(鳳羽) 선생님, 북경체대의 장문광 교수님,
홍콩 경찰의 무술사범(태극권)이셨던 조 선생님, 뉴욕의 김 선생님,
그리고 나에게 소주천을 열어주신 김교일 선생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인사동서 국내 최초로 태극기공과 태극권을 가르치는 조그만 도관(道觀)을 열었던 시절,
꽁지머리에 날렵한 몸의 50대 남자(김교일)가 찾아왔다.
저녁으로 막걸리를 대접했는데, 대뜸 "민 선생은 아직 소주천(小周天) 전이요, 내가 도와드리겠소."라고 하시는 것이 아닌가.
한편으론 창피스럽기도 하였지만, 90도로 허리를 굽히고는 "잘 부탁합니다"하며 가르침을 청했다.
그날부터 6개월간 매일 오셔서 빡세기 짝이 없는 태극용호공(太極龍虎功)과 함께
소주천을 직접 몸으로 전수해 주신 덕에, 오늘날 이 기고만장한 민정암이 있다.
그는 가라데 도장 깨기를 다섯 곳이나 하신 무술가로, 시라소니와 붙었다 해도 밀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가끔 생각한다.
가라데 5단 왕대백형(나사본 부장 역임)과 맞붙었었을 때의 유연한 몸놀림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용호권은 그분의 대학 시절 소공동 중국집 주인과 겨루어 형편없이 진 후,
일 년 치 등록금을 바치고 전수받은 것이라는 절학(絶學)인데, 고맙게도 권경과 함께 모두 나에게 전수해 주셨다.
아이러니하게도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것을 나는 아직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용호공을 누구에게 전수할 때는 꼭 허락받는 것이 불문율이라 했다.
그것을 어기면 배사율(背師律)을 각오해야 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허락받을 사람이 없으니....
당시 그분께 용돈을 충분히 드리지 못한 죄송스러움은 늘 가슴 속에 있다.
그분에게 龍虎功을 전수받은 사람은 나 빼고는 없다.
20%쯤 전수받다 포기한 사람이 한두 명 있다 들었을 뿐,
앞으로 나에게 소주천을 전수받는 제자에게는 그가 나에게 했던 것처럼 龍虎功 완본을 덤으로 줄 생각이다.
현재 내가 인정하는 용호공을 전수받은 사람은 포항공대 박사이며 화도의 매니저 소산(素山) 신주희 한 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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