谷神不死
진인의 삶 본문
영화가 상영되고 있을 때 화막(screen)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영상을 따라 울고 웃을 뿐입니다.
영사기가 멈추면 비로소 스크린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잠시 전에 비가 오고 화산도 폭팔했지만, 스크린에는 흠집 하나 없습니다.
순수의식을 체험하고 나면 그것이 빈 스크린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싱겁기 짝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나를 만들고 세상을 만드는 본 자리임을 알아야 합니다. 빛을 비추면 화면에 온갖 것들이 나타나듯이 말입니다.
우리들은 매일 그 소중한 것을 지나치고 삽니다. 의식하는 놈은 의식(意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관심사가 온통 돈과 편안함에만 있으면 은연 중 자기가 서서히 지워져가는 우울함이 있습니다.
온갖 복잡한 일들이 일어나는 일상사 가운데서 자기가 자성(自性)에 얼마나 가깝게 접근했는가를 느끼고 사는 것이 진정한 진인(眞人)입니다.
나의 말과 행동이 진정 자기를 위하고 모두에게도 덕(德)이 되는지 늘 다듬으며 살 수 있다면 죽어도 후한(後恨)이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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